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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는 가격 올리고 아이폰은 그대로”… 애플 가격 전략의 속내 전격 분석

코헤이 타카히로 | 2026.07.09

Unsplash의 Dennis Brendel가 촬영한 사진
Unsplash의 Dennis Brendel가 촬영한 사진

애플이 Mac과 iPad 등 주요 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그러나 핵심 제품인 iPhone 가격은 이번 조정 대상에서 빠졌다.

애플은 6월 25일 일본 애플스토어에서 판매하는 Mac, iPad, HomePod, Apple TV, Apple Vision Pro 가격을 예고 없이 일제히 올렸다.

상위 모델인 Mac Studio는 9만 1,000엔, 16인치 MacBook Pro는 7만 엔 인상됐다. 가성비 모델로 기대를 모았던 MacBook Neo도 2만 엔 올라 11만 9,800엔이 됐다.

iPad도 가격이 올랐다. 기본형 iPad는 1만 6,000엔 인상되면서, 그동안 비교적 부담이 적은 입문형 제품으로 여겨졌던 모델이 7만 엔대에 진입했다.

반면 애플의 핵심 제품인 iPhone의 가격은 이번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생성형 AI 수요 확대로 반도체 메모리 확보 경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애플은 왜 iPhone 가격만은 유지했을까.

애플의 수익 구조와 일본 소비자들이 인증 중고·공기계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통해 향후 디바이스 구매 방식의 변화를 짚어본다.

부품값 급등과 엔저의 '이중 타격'을 받은 Mac·iPad

애플은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생성형 AI용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면서 메모리와 저장장치 수요가 전례 없는 수준까지 증가했고, 가격 상승분을 더 이상 흡수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해외 보도에 따르면 메모리 가격은 2026년 1분기에만 최대 98% 올랐고, 2분기에도 60% 가까운 추가 상승이 예상됐다.

Mac과 iPad는 메모리와 저장장치를 본체에 많이 탑재하는 제품이다. 따라서 부품 가격 상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MacBook Air 13인치 모델은 18만 4,800엔에서 22만 4,800엔으로 올랐다. iPad Air 11인치 모델도 9만 8,800엔에서 12만 9,800엔으로 인상됐다. 메모리와 SSD 용량을 늘릴 때 드는 추가 비용도 대부분 함께 올랐다.

애플은 일부 Mac Studio와 Mac mini에서 대용량 메모리 구성을 아예 없애는 이례적인 조치까지 취했다.

여기에 환율 부담도 겹쳤다. 애플 제품의 일본 가격은 자체적인 달러·엔 환산 기준에 따라 정해지는 구조다.

2026년 7월 기준 달러·엔 환율은 161엔대의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iPhone 17 시리즈 가격을 정할 때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145~151엔대와 비교하면 이미 10엔 이상 엔화 약세가 진행된 셈이다.

부품 가격 상승과 엔화 약세라는 두 가지 압박이 이번 대폭 인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iPhone만 '동결'된 이유

반면 iPhone은 이번 가격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Apple Watch, AirPods, AirTag 역시 가격이 유지됐다. 다만 이것이 가격 인상 우려가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팀 쿡 애플 CEO는 2026년 6월 17일 인터뷰에서 반도체 비용 상승을 이유로 애플 제품 가격 인상은 피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번 Mac과 iPad 등의 가격 인상은 그 발언이 현실화된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iPhone 가격을 우선적으로 지키는 데에는 애플의 수익 구조가 있다. iPhone은 단순한 단일 제품이 아니라 Apple Watch, AirPods, App Store, iCloud 등 애플 생태계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가장 중요한 입구다.

실제 여러 애널리스트들은 2026년 가을 발표가 예상되는 iPhone 18 시리즈에 대해 기본 모델 가격은 현행 iPhone 17 시리즈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신 대용량 저장장치 모델은 100~200달러가량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모델 가격을 갑자기 올리는 것보다, 신제품 가격 구성으로 조정하는 편이 소비자 반발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가격 책정으로 조정하는 쪽이 소비자 반발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유통 현장에서는 이미 사실상 시작된 가격 인상

애플 공식 가격은 유지됐지만, 통신사와 유통 현장에서는 이미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26년 6월 12일 온라인숍에서 iPhone 17 256GB 가격을 15만 9,840엔에서 16만 4,160엔으로 올렸다. iPhone 17e 256GB도 12만 4,560엔에서 13만 3,200엔으로 인상했다.

도코모도 같은 해 4월 17일 iPhone 17e 256GB 가격을 11만 9,900엔에서 13만 1,219엔으로 올렸다.

다만 두 회사 모두 단말기 구매 프로그램의 잔존가치, 즉 향후 반납을 전제로 한 예상 보상액을 함께 높여 실질 부담액 자체는 유지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가전양판점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요도바시카메라에서는 SIM 프리 iPhone이 애플 공식 가격보다 1만~3만 엔가량 비싸게 판매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빅카메라와 아마존에서도 일부 모델이 품절되거나 판매가 중단되는 등 유통망별 대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 가격 차이를 단순한 편승 인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2026년 11월 예정된 일본 소비세 면세 제도 개편, 즉 구매 시 면세에서 출국 시 환급 방식으로 바뀌는 변화에 대비한 움직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애플 공식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고 해서 실제 매장이나 통신사 가격까지 그대로라고 보기는 어렵다.

커지는 '인증 중고' 시장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통신사들이 운영하는 인증 중고 시장이다.

도코모의 docomo Certified에서는 5G WELCOME 할인을 적용하면 일부 iPhone 모델을 2만 엔 미만에 구매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배터리 최대 용량 80% 이상을 보장하는 검수 체계와 30일 이내 초기 불량 교환 대응 등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시장 전체 수치에서도 이런 흐름은 확인된다. MNP종합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24년도 일본 중고 스마트폰 판매 대수는 321만 4,000대로 전년 대비 17.7%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다.

그 배경 중 하나로는 통신사와 제조사의 인증 중고품 취급 확대가 꼽힌다. 임금이 크게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20만 엔에 가까운 최신 스마트폰을 2년마다 바꾸는 기존 구매 방식은 많은 소비자에게 더 이상 현실적인 선택지가 아니게 되고 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메모리 가격 급등의 영향은 중고 시장에도 번지고 있다. 중고 단말기의 매입 가격과 판매 가격도 오르는 추세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 제품과 중고 제품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는 만큼, 단순히 구형 모델이면 무조건 싸다고 보기보다는 제품 상태와 모델별 실제 거래 가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가격 인상은 부품 가격 상승과 엔화 약세라는 외부 환경 변화에 애플이 자사 브랜드 파워와 생태계 전략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환율과 반도체 수급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iPhone을 포함한 애플 제품 전반의 실질적인 가격 상승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기업의 구매 담당자나 개인 비즈니스 이용자에게도 변화가 필요하다.

최신 신제품을 계속 따라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인증 중고와 리퍼비시 제품 활용, 기기 교체 주기 연장 등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구매 전략을 바꿔야 하는 시점이다.

가격 변화를 일시적인 현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로 이해해야 한다. 엔화 약세와 부품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시대에는 각자에게 맞는 기기 구매 방식을 다시 점검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