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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이 비싸서 문제였는데”… 이번엔 쌀 재고 쌓여서 울고있는 외식업계 사람들

사무실-상가 | 2026.07.06

코코이치 매장 (출처 : Wikipedia )
코코이치 매장 (출처 : Wikipedia )

카레하우스 코코이치방야를 운영하는 이치방야가 지난 4월 발표한 2026년 2월 결산기 연결 실적에서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줄어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은 전년보다 7.4% 증가한 655억 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3% 감소한 47억 엔, 순이익은 19.2% 줄어든 25억 엔에 그쳤다.

회사는 원재료 가격 상승이 과거에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쌀 매입 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이익을 직접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쌀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025년산 쌀 생산이 크게 늘면서 민간 재고는 329만 톤으로 전년보다 약 70만 톤 증가했다. 슈퍼마켓 평균 판매 가격도 2026년 3월 주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낮아졌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부족하다, 너무 비싸다는 말이 나오던 쌀이 이제는 남아도는 국면으로 바뀐 것이다. 올가을 햅쌀 출하 시기에는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그렇다면 쌀값 급등으로 이익이 줄어든 외식업계는 이번 쌀 재고 증가로 숨통이 트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코코이치 실적이 드러낸 흰쌀밥 의존의 위험

이치방야의 실적을 뜯어보면 외식업에서 원재료 구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이치방야는 2025년 8월 가격을 조정했고, 일본 내 기존점 객단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8% 안팎 상승했다.

그러나 고객 수는 3.5% 줄어 회복이 더뎠다. 가격 인상으로 객단가를 끌어올렸지만, 쌀과 식재료, 물류비 상승을 따라잡지 못한 구조다.

카레라이스라는 메뉴는 말 그대로 밥이 핵심이다. 객단가가 1,000엔 안팎인 사업 구조에서는 쌀 원가가 몇십 엔만 올라도 이익률이 곧바로 깎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흰쌀밥 의존은 외식 업종별로 희비를 갈랐다. 규동 체인이나 정식 체인처럼 밥 소비량이 많은 업종은 비슷한 압박을 받았다.

반면 파스타와 피자가 중심인 사이제리야, 우동을 주력으로 하는 마루가메제면처럼 밀가루와 면류 중심의 업종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작았다.

한 가지 주재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가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취약한지 시장이 확인한 셈이다.

불과 1년 만에 부족에서 과잉으로

쌀은 왜 이렇게 빠르게 남아돌기 시작했을까.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농가가 밥쌀용 쌀 생산으로 빠르게 돌아섰기 때문이다. 2024~2025년 쌀값이 기록적으로 오르자 생산자들은 보조금 대상인 사료용 쌀이나 가공용 쌀보다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밥쌀용 쌀 재배를 크게 늘렸다.

2025년산 밥쌀용 쌀 수확량은 전년보다 약 67만 톤 늘어난 746만 8,000톤으로 10% 증가했다.

둘째는 수요가 구조적으로 줄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내 쌀 수요는 인구 감소와 식생활 변화로 매년 약 10만 톤씩 줄고 있다. 2025년산 쌀 수요는 697만~711만 톤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쌀값이 높았던 시기에 면류, 빵, 즉석밥으로 옮겨간 소비자들이 가격이 내려가도 완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 2026년 6월 말 민간 재고는 215만~229만 톤으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셋째는 농업 정책의 방향 전환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2026년산 밥쌀용 쌀 생산 기준을 전년보다 2% 줄어든 711만 톤으로 제시했다. 사실상 증산에서 생산 억제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그러나 높은 쌀값을 경험한 산지에서는 여전히 생산을 늘리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재배 의향을 기준으로 보면 생산량이 정부 기준을 웃도는 732만 톤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도 있다. 이 수준에서 풍작이 이어진다면 수요보다 20만 톤 이상 많은 쌀이 공급될 가능성이 커진다.

아이러니한 점은 밥쌀용 쌀은 남아도는 반면, 사료용 쌀이나 일본주, 쌀과자 원료로 쓰이는 가공용 쌀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시장 가격에 농가가 합리적으로 반응한 결과, 용도별 수급에는 엇박자가 생겼다.

쌀값 하락, 외식업계에 마냥 호재일까

가을 이후 쌀 매입 가격이 내려가면 이치방야나 규동 체인에는 강한 이익 개선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슈퍼마켓 평균 판매 가격은 2026년 5월 기준 5kg당 3,700엔대까지 내려갔고, 도매 현물 거래 가격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하지만 외식 기업들이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는 가격 인하 압박이다. 쌀이 싸졌다는 보도가 확산되면 소비자와 경쟁사로부터 메뉴 가격도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압박이 생긴다.

이치방야의 고객 수 감소에서 보듯 가격 인상 이후 고객 이탈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한 번 올린 객단가를 지키면서 고객 수까지 회복하는 일은 쉽지 않다.

둘째는 비용 부담이 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건비, 물류비, 전기요금은 2026년 현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계속 오르고 있다.

이치방야도 2027년 2월 결산기에는 식재료비와 물류비, 인건비 상승이 이어지는 어려운 환경을 예상하고 있다. 쌀값만 내려간다고 전체 손익 구조가 곧바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셋째는 계약 재배와 시장 가격 사이의 시차다. 대형 외식 기업 상당수는 안정적인 공급을 우선해 여러 해에 걸친 고정 가격 계약 재배 방식으로 쌀을 조달한다.

시장의 현물 가격이 급락해도 기존 계약 물량에는 그 효과가 바로 반영되지 않는다. 쌀값 급등기에는 안정 조달의 강점이 됐던 계약 재배가, 가격 하락기에는 상대적으로 비싼 재고를 떠안는 부담으로 바뀔 수 있다.

쌀값 급등락을 버티기 위한 외식업계의 전략

그렇다면 쌀값 변동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외식 기업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째는 조달 경로를 여러 갈래로 나누는 것이다. 계약 재배를 기본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 현물 거래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이다. 농가 입장에서도 여러 해에 걸친 계약은 경영을 예측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는 가격이 오를 때와 내릴 때 모두 버틸 수 있도록 가격 조정 조항을 계약에 넣는 방식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메뉴에서 밥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다. 토핑이나 사이드 메뉴를 강화해 객단가에서 쌀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상대적으로 낮추는 전략이다.

이치방야가 징기스칸 전문점 다이코쿠야, 츠케멘 전문점 멘야 다케이 등 자회사를 키우며 카레 한 가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는 사업 구조를 분산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셋째는 해외 시장 확대다. 일본 내 쌀 수급에만 의존하지 않고 해외에서의 조달과 출점을 함께 늘리는 방식이다.

일본에서는 2026년산부터 정부 비축미 매입이 다시 시작되고, 쌀 수출 확대도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쌀 수급은 일본 안에서만 움직이기보다 국제 시장과 점차 더 긴밀하게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싸졌다고 안심하는 기업은 다음 파도에 흔들린다

2024년에는 쌀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왔고, 2025년에는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커졌다. 그리고 2026년 가을에는 쌀이 남아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급격히 오르내리는 쌀 시장은 일본 농업 정책과 외식 공급망이 안고 있는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준다.

쌀값 하락은 외식업계에 당장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비용 감소로만 받아들일지, 조달 구조 개편과 계약 방식 조정, 메뉴 구성 재설계의 계기로 삼을지에 따라 다음 가격 변동기에는 다시 희비가 갈릴 수 있다.

흉작은 언젠가 다시 찾아온다. 쌀값 파동 이후의 진짜 승자는 가격이 내려간 지금, 다음 급등에 대비하기 시작한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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