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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판매량 1년 만에 20% 줄었다"… 중국 소비자들이 일본차를 외면한 이유

비즈니스저널 편집부 | 2026.07.14

출처 : 비즈저널
출처 : 비즈저널

중국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3사의 판매 부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일본 주요 완성차 3사는 7월 10일, 2026년 1~6월 중국 신차 판매 실적을 발표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한 69만4700대, 닛산자동차는 15.0% 감소한 23만7018대, 혼다기연공업은 34.7% 감소한 20만5818대를 기록했다.

3사의 합산 판매량은 113만7536대로, 전년 동기보다 20% 줄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6월 중국 신차 판매 전체는 전년 동월 대비 3.2% 감소한 281만 대에 그쳤다. 전체 시장의 감소폭보다 일본차의 점유율 하락 속도가 더 빠르다는 구도가 드러난 셈이다.

월별로 봐도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6월 기준 도요타는 5개월 연속, 닛산은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혼다는 29개월 연속 전년 실적을 밑돌았다.

이는 일시적인 구매 보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한때 ‘고장 나지 않는 차’, ‘중고차 가치가 높은 차’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강한 입지를 구축했던 일본차가 중국 소비자 인식 속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잃고 있는 국면으로 볼 필요가 있다.

왜 급격히 밀렸나… ‘디지털화’에 뒤처진 대가

배경에는 중국 자동차 시장 자체의 구조 변화가 있다. 휘발유 가격 상승과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 세제 혜택 축소가 중국 내 수요를 위축시키면서 시장 환경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더 큰 요인은 차량에 요구되는 가치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중국 현지 제조사들이 강점을 보이는 영역은 대형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수준의 운영체제, 고도화된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이른바 ‘디지털화’ 분야다.

엔진 기술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우위를 쌓아온 일본차 입장에서는 이 경쟁 구도에서 기존 강점이 그대로 통하기 어렵다. 혼다 역시 중국에서 디지털화와 전동화 대응이 늦어진 점을 부진의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자동차 애널리스트 오기노 히로후미는 “중국 소비자, 특히 젊은 층에게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생활을 뒷받침하는 디바이스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비와 내구성을 갈고닦아온 일본차의 기술적 강점은 수요 자체가 이동한 이상 평가 기준으로 기능하기 어려워졌다”며 “이는 단기적인 판매 부진이 아니라 브랜드가 상징해온 가치 자체가 다시 검증받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재무에 드러난 명암… 혼다·닛산의 구조조정과 도요타의 방어막

중국 시장의 급변은 일본 3사의 실적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혼다는 2023년 중국에서 연간 120만 대 규모를 판매했지만, 2025년에는 전년 대비 24.3% 감소한 약 64만5000대 수준까지 급락했다.

이에 따라 혼다는 광치혼다의 가솔린차 공장을 2026년 6월에, 둥펑혼다의 공장을 2027년에 중단하는 방침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전체 생산능력은 정점이던 173만 대 규모에서 72만 대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전기차 주력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면서 2026년 3월기부터 2027년 3월기에 걸쳐 최대 2조5000억 엔 규모의 손실 계상도 불가피해졌다.

닛산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닛산은 경영 재건 계획 ‘Re’ 아래 전 세계 차량 생산 거점을 17곳에서 10곳으로 줄이고, 인력 약 2만 명을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2026년 3월기 연결 최종손익은 약 5331억 엔 적자를 기록했다. 전기 6708억 엔 적자보다는 줄었지만, 2개 회계연도 연속 대규모 적자를 냈다.

미국 관세 부담과 중국 사업 부진이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상쇄하는 모양새다.

반면 도요타는 2026년 3월기 영업수익이 일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50조 엔을 넘어섰고, 5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관세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21.5% 감소한 3조7662억 엔, 순이익은 19.2% 감소한 3조8480억 엔을 기록했지만, 3조 엔대 후반의 이익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다른 두 회사와 차이를 보였다.

도요타를 지탱한 ‘멀티패스웨이’라는 방어막

도요타가 중국에서 고전하면서도 높은 이익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기차에만 집중하지 않고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전방위 기술을 계속 키워온 ‘멀티패스웨이’ 전략이 있다.

도요타는 북미와 유럽에서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호조를 보인 점을 이익 확대 요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2026년 3월기 도요타·렉서스의 전동차 판매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462만 대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전동차 비율은 48.1%에 달했다.

사토 고지 사장도 판매 대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대부분을 하이브리드차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하락분을 북미 등 다른 지역의 수익으로 상쇄할 수 있는 글로벌 수익 분산 능력이 도요타와 다른 두 회사를 가른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닛산의 승부수… 중국을 ‘수출 거점’으로 바꾸는 대전환

부진 속에서 닛산은 독자적인 반전 전략을 내놓고 있다.

2026년 4월 베이징 국제모터쇼에서 이반 에스피노사 사장은 중국에서 개발·생산한 차량을 향후 연간 30만 대 규모로 수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닛산은 이미 전기 세단 N7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픽업트럭 프론티어 프로를 동남아시아, 중남미, 중동 시장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중국을 단순한 거대 소비 시장이 아니라 개발 속도와 비용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혁신·수출 허브로 재정의하려는 전략이다.

이 전략에는 가능성과 위험이 동시에 존재한다. 중국의 개발 속도를 흡수할 수 있다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동차를 다른 지역에 전개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

반면 수출 대상국의 통상 정책과 지정학적 리스크 변화에 따라 경영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닛산의 글로벌 전략은 이미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다음 전쟁터가 주는 교훈

중국 시장에서의 역풍은 일본차에 남의 일이 아니다. 디지털화를 무기로 앞세운 중국 업체들은 동남아시아처럼 일본차가 전통적으로 강했던 시장에서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더 이상 버티기만으로는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각 회사가 얼마나 빠르게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지가 앞으로의 명암을 가를 전망이다.

도요타의 분산된 수익 구조, 혼다의 생산 체제 재편, 닛산의 중국발 글로벌 수출 전략은 각기 다른 접근 방식이다. 그러나 세 회사 모두 지금까지의 성공 경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다.

일본 제조업 전체가 이 국면에서 무엇을 배울지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