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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전기료 싸다는데”…친환경 에너지 시대 오면 요금 폭등 오는 진짜 시간대

비즈니스저널 편집부 | 2026.07.30

출처 : 비즈저널
출처 : 비즈저널

연일 기록적인 폭염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냉방 수요가 많을 텐데, 전력은 충분할까”라며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전력 시장 데이터를 살펴보면 실상은 이와 다르다.

태양광 발전이 가장 활발한 낮 시간대에는 전력이 부족하기는커녕 오히려 남아도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산업성(METI)은 2025년 10월 말, 2026년도 여름철 전력 수급 전망을 발표하며 도쿄전력 관할 지역의 8월 예비율이 0.9%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심각한 수치를 제시했다.

이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기준인 3%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대형 화력 발전소의 보수 및 가동 중단으로 인한 공급력 감소와 폭염에 따른 수요 증가가 겹친 결과다.

문제는 전력이 ‘하루 종일 부족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태양광 발전의 급격한 확대로 인해 낮 시간대 전력 시장 가격은 1kWh당 0.01엔(약 0.09원)이라는 거의 공짜에 가까운 수준까지 폭락한다.

반면, 일몰과 함께 태양광 발전이 멈추는 저녁 시간대에는 가격이 수십 배에서 수백 배까지 치솟는다.

진정한 전력난은 뙤약볕이 내리쬐는 낮이 아니라,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오후 5시 전후에 찾아온다.

본 기사에서는 전력 시장에 나타난 ‘낮에는 공짜, 저녁에는 급등’이라는 구조적 왜곡의 실체와 이를 기회로 바꾸는 기업들의 움직임, 그리고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절약법을 공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데이터로 보는 전력 시장의 왜곡: ‘덕 커브’의 충격

일본 전력거래소(JEPX) 현물 시장에서는 태양광 발전이 보급된 지역을 중심으로 맑은 날 낮 동안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체결 가격이 0.01엔(약 0.09원)/kWh에 고정되는 ‘0엔 구간’이 상시 발생하고 있다.

고정가격매입제도(FIT) 대상인 태양광 발전 전력은 발전 원가가 사실상 0에 가깝기 때문에, 0.01엔(약 0.09원)이라도 판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찰 행태가 배경에 있다.

한 추산에 따르면 태양광 비중이 30~34%에 달하는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의 평균 가격은 1kWh당 9.8~11.0엔(약 89~100원)까지 하락한다.

규슈나 시코쿠 등 태양광 도입량이 많은 지역에서는 맑은 날씨의 휴일에 0.01엔(약 0.09원) 구간이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다.

이 현상을 상징하는 것이 ‘덕 커브’라 불리는 수급 곡선이다.

총수요에서 태양광·풍력 발전량을 뺀 ‘순수요(Net Demand)’를 24시간 단위로 표시하면, 낮 동안 크게 떨어졌다가 저녁에 태양광 발전이 급격히 사라지며 치솟는 모양이 오리의 등과 목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9개 지역 합산 데이터를 보면, 일출과 함께 태양광 출력이 급증해 순수요가 가라앉고, 오후 5시부터 7시 사이에 태양광이 사라짐과 동시에 화력 발전으로의 전환이 급격히 요구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026년 들어서는 이러한 구조적 변동에 다른 요인들도 겹쳤다.

도쿄전력 에너지파트너와 JERA의 장기 계약이 2026년 3월 말 종료되면서 현물 시장 입찰이 증가했고, 도호쿠와 도쿄를 잇는 연계선의 운용 용량이 공사로 인해 제한되고 있다.

또한 화력 발전기의 계획되지 않은 정지와 정기 점검으로 인해 공급력이 전년 대비 약 300만kW가량 감소한 점도 시장 변동 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

왜 송배전망은 이러한 변동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전기라는 재화의 특성 때문이다.

전기는 생산되는 즉시 소비되어야 하며, 대규모로 저렴하게 저장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다.

따라서 ‘발전 가능한 시점’과 ‘사용하고 싶은 시점’이 어긋날수록 가격 차이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간의 불일치’야말로 현재 전력 시장 왜곡의 근원이다.

‘시간을 비틀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

이 왜곡을 수익원으로 바꾸는 움직임으로 축전지 비즈니스가 급성장하고 있다.

낮 시간대의 저렴한 전력을 축전지에 충전했다가 가격이 치솟는 저녁에 방전하여 차익을 얻는 것이 경제적 합리성을 갖기 시작했다.

계통에 직접 연결되는 대형 계통용 축전지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가정의 분산형 설비를 하나로 묶어 거대한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VPP(가상발전소)’에 참여하는 기업은 100곳이 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도적 변화도 순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6년도는 ‘저압 VPP이 시작하는 해’로 발표하면서, 그동안 대규모 수요자 중심이었던 수급 조정 시장에 가정용 축전지와 전기차(EV)가 진입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고 있다.

VPP 및 수요 반응(DR) 사업자 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시젠 에너지 그룹의 ‘Shizen Connect’가 법인 계약 수 기준 약 25%의 점유율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응 가능한 축전지 제조사는 9곳, 출하 대수 기준 커버율은 약 80%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다만 수익 환경이 항상 일정하지는 않다.

조정력 시장에서는 1차 조정력, 2차 조정력 등의 상한 가격을 2026년 9월 인도분부터 1kW당 15엔(약 136원)에서 10엔(약 91원)으로 인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높은 체결 가격에 의존하던 사업자들은 수익 모델 재검토를 강요받고 있다.

가정에서도 ‘낮 시간대 이동’으로 전기료를 아끼는 시대

“전기료를 아끼려면 심야”라는 상식도 바뀌고 있다.

태양광 보급이 확산된 지금, 전력 회사들은 낮 시간대 요금을 저렴하게 책정하는 메뉴를 확대하고 있다.

도쿄전력 에너지파트너는 태양광 발전 설비나 ‘에코큐트(히트펌프 급탕기)’를 보유한 가정을 대상으로, 낮에 생산된 전기를 자가 소비하면서 부족분은 저렴하게 보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제공한다.

생활자에게 주는 실천적 의미는 명확하다.

과거의 상식은 “전기료가 낮에는 비싸니 가전 사용을 자제하자”였지만, 새로운 상식은 “전기가 남아도는 낮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세탁건조기와 식기세척기를 돌리고, 전기차를 충전하자”가 된다.

특히 전기차나 가정용 축전지를 보유한 세대는 낮에 충전하고 가격이 오르는 저녁부터 밤까지 자가 소비로 전환함으로써 실질적인 전기 요금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기고 있다.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은 이러한 개인의 행동 변화가 단순히 가계 방어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세대가 저녁의 전력 사용을 낮으로 옮기면, 수급이 가장 불안정한 오후 5시 시간대의 부하 자체가 낮아져 사회 전체의 수급 불안 위험을 완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절약과 전력 인프라의 안정이라는 공공의 이익이 동일한 행동을 통해 동시에 달성되는 구조다.

설비 투자 여부와 상관없이 행동을 바꾸는 것만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점은 폭넓은 독자들에게 참고가 될 것이다.

‘에너지의 시간축’을 의식하는 자가 승리한다

지금까지 전력 비용에 관한 논의는 ‘얼마나 사용하는가’라는 총량 중심의 발상이었다.

그러나 태양광이 대량 도입된 지금의 시장에서는 ‘언제 사용하는가’라는 시간축에 대한 발상이 비용 구조를 크게 좌우한다.

낮에는 한없이 저렴하고 저녁에는 치솟는 가격 차이 그 자체가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유인책이 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단순한 비용 절감 기회에 그치지 않는다.

여름철 수급 불안이 반복적으로 경고되는 가운데, 전력 조달의 시간축을 재검토하는 것은 사업 연속성 계획(BCP)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동시에 축전지, VPP, 수요 반응과 같은 새로운 기술 영역은 에너지 업계뿐만 아니라 부동산, 제조, 소매 등 다양한 업종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

한여름의 진정한 피크는 뙤약볕이 내리쬐는 낮이 아니라, 해가 저물기 시작하는 오후 5시에 찾아온다.

이 사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시간축을 의식한 행동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전력 비용 관리 방식을 크게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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