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를 활용해 자신의 커리어와 일상을 바꾼 여성들을 사회적 롤모델로 조명하는 행사가 열린다. 일본 법인 Women AI Initiative Japan, WAIJ가 주최하는 WOMAN AI AWARD 2026이 7월 6일 도쿄에서 개최된다. WAIJ의 대표는 구니모토 치사토다.
WAIJ는 2023년 11월 자발적 커뮤니티로 출발해 2025년 5월 법인으로 전환됐다. 여성 AI 창업가 육성 프로그램 RAISE HER를 도쿄도 스타트업 지원 사업 TOKYO SUTEAM과 함께 두 차례 운영했으며, 구글 재팬 시부야 스트림에서 데모데이를 여는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도 주목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또한 사이버에이전트, 소프트뱅크, 마이크로소프트, 메르카리, 후지쯔 등 20개 기업이 참여하는 기업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이제는 단순한 지원 단체를 넘어 여성 AI 인재를 키우는 기반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어워드는 그 활동 범위를 더 넓히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이번 기사에서는 WOMAN AI AWARD 2026의 총괄 매니저를 맡은 히라 리사코에게 행사 개최 배경과 의미를 들어봤다.
창업가뿐 아니라… AI로 달라진 모든 여성에게
WAIJ가 그동안 운영해 온 RAISE HER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을 위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번 WOMAN AI AWARD 2026은 그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

히라는 “RAISE HER는 창업가에 특화한 프로그램이었지만, 이번 어워드는 AI를 배워 자신의 커리어를 바꾼 여성, 육아 중 AI로 업무 효율을 높인 여성, 지방의 보수적인 환경 속에서도 AI에 도전하고 있는 여성 등 모든 여성에게 주목하고 싶다는 취지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참가 신청에는 AI 활용 실력이나 직함 제한이 없다. 심사의 핵심 기준은 공감성, 독창성, 변화 가능성 세 가지다. 화려한 실적보다 AI와 마주하고 자신을 바꾸려 했던 의지와 행동의 과정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참가 신청은 4월 27일 시작됐다. 일본의 대형 연휴인 골든위크를 앞둔 시기였지만, 10일도 지나지 않아 100건에 가까운 신청이 몰렸다.
히라는 “솔직히 예상보다 훨씬 큰 반응이었다. 학부모회 활동에서 AI 활용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사람, 지역 관공서에서 보수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AI에 도전하고 있는 사람 등 정말 다양한 여성들이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15세부터 76세까지, 평균 연령 42.4세가 보여준 AI의 확산
지원자 구성은 현재 AI 활용이 어디까지 넓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직종별로는 IT·테크 분야가 약 절반을 차지했다. 나머지 절반은 교사, 간호사, 공무원 등 이른바 비 IT 분야의 여성들이었다.
연령대는 30대가 가장 많았지만, 60대도 3명 포함됐다. 최고령 지원자는 76세, 최연소 지원자는 15세 고등학생이었다. 전체 평균 연령은 42.4세로 집계됐다.
히라는 “AI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만 능숙하게 쓴다는 이미지와 전혀 다른 현실이 있다. 40대와 50대 지원자도 많고, 전업주부 기간을 거쳐 파견직으로 일하던 여성이 AI를 배운 뒤 정규직으로 복귀했다는 사연도 있었다”고 말했다.
AI 활용 기간은 1~2년이 가장 많아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2년 이상 AI를 활용해 온 사람도 3분의 1에 달했다.
챗GPT가 대중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022년 무렵부터 일찍 AI를 쓰기 시작해 꾸준히 성과를 쌓아온 여성들이 이번 어워드에 참가한 셈이다.
이제는 엔지니어링 지식이 없어도 자연어로 AI에 지시를 내리는 것만으로 업무 개선이나 서비스 개발을 시도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코드없이 개발해주는 도구와 AI 코딩 도구의 빠른 발전은 그동안 자신에게는 어렵다고 생각했던 여성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되고 있다.
성과를 낮춰 보는 심리와 추천 제도
국제 컨설팅 기관 KPMG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 관리자급 인력 가운데 75%가 임포스터 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임포스터 증후군은 자신의 성과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고, 스스로 자격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심리 경향을 뜻한다.
AI에 도전해 실제로 주변에 변화를 만들고 있는 여성일수록 “내가 해온 일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라고 느끼며 직접 신청을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WOMAN AI AWARD 2026은 직접 신청뿐 아니라 주변의 추천도 적극적으로 받고 있다. 남성이 주변의 여성을 후보로 추천하는 것도 가능하다.
히라는 “실제로 남성들의 추천도 예상보다 많이 들어오고 있다. 직접 신청과 추천이 거의 1대 1 수준이다. 스스로 도전하겠다고 나선 여성이 이렇게 많다는 점에도 다시 한번 놀랐다”고 말했다.
기업 경영자나 관리자 입장에서는 회사 안에서 AI를 잘 활용하는 구성원을 추천함으로써 기업의 AI 활용, 인재 육성, 다양성 경영을 알리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수상자는 WAIJ의 공식 채널과 각종 행사에서 소개될 기회를 얻는다. 단순히 상을 받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활동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지원 구조가 마련돼 있다.
전문성에 AI를 더하다
이번 신청 사례에서 특히 눈에 띄는 흐름은 육아와 AI, 그리고 기존 전문성과 AI의 결합이다.
히라는 “육아와 출산으로 커리어 공백이 생긴 여성, 배우자의 커리어를 우선해 해외 주재에 동행했던 여성처럼 인생의 여러 단계에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커리어를 뒤로 미뤄야 했던 사람들이 AI를 계기로 다시 자신을 되찾아가고 있다. 그런 현실적인 변화에 여러 번 마음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AI는 단순히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는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을 몇 배로 키워주는 역할도 한다.
간호 지식, 교육 경험, 오랜 사무 경험 등 개인이 축적해 온 능력이 AI와 결합하면서 전혀 새로운 가치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반면 사무직처럼 여성 비율이 높은 직종이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도 현실로 존재한다.
WAIJ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성 AI 인재 백서 2025에 따르면 일본 전국 20~59세 여성 1,116명 가운데 생성형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비율은 약 3~5%에 그쳤다.
그러나 여성들과 함께 배울 수 있는 자리에 참여하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80.6%에 달했다. 아직 활용률은 낮지만, 배움에 대한 잠재 수요는 매우 크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추산에 따르면 2040년에는 사무직에서 214만 명의 초과 인력이 발생하는 반면, AI·디지털 인재는 326만 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 인재가 이러한 인력 불균형을 메울 핵심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히라는 “그렇기 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해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을 사회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어워드가 그런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상식 이후까지 이어지는 지원
심사위원단에는 일본 총리 보좌관으로 임금·고용 분야를 담당했던 야다 와카코, SOMPO홀딩스 상무급 임원이자 그룹 최고데이터책임자인 무라카미 아키코, 쇼와여자대 객원교수이자 저널리스트인 시라카와 도코 등 정책, 비즈니스, 미디어 분야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어워드는 도쿄도의 보조금 사업이 아니라 WAIJ가 자체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다. 그런 점에서 WAIJ가 독립적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이기도 하다.
그 배경에는 WAIJ가 꾸준히 쌓아온 기업 협력이 있다. 사이버에이전트, 소프트뱅크, 마이크로소프트, 메르카리, 후지쯔, 닛신식품홀딩스 등 20개 기업이 여성의 AI 도전을 응원하는 ‘미라이 알파(MIRAIα)’에 참여하고 있다. 수상자는 이러한 기업 네트워크와 연결될 수 있다.
이직, 부업, 경력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 기회까지 염두에 둔 구조라는 점에서 단순한 시상식의 범위를 넘어선다.
7월 시상식 이후에도 다양한 행사가 예정돼 있다. 수상자가 연사로 나서는 세션과 참여 기업들과의 교류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WAIJ는 2026년 개인 5만 명, 법인 100곳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100만 명 규모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히라는 “SNS에서는 알고리즘에 맞춰진 게시물이 주로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AI를 꾸준히 활용하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번 어워드를 통해 그런 현실적인 롤모델을 사회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참가 신청 마감은 2026년 5월 13일 오후 11시 59분까지다. 추천 양식 작성에는 약 1분이 걸린다. AI가 있는 시대에는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보여줄 여성들의 이야기가 7월 6일 시상식에서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