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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때문에 차값이 오른다고?’.. 무슨 상관인가 했더니 이유가 있었다

오기노 히로부미 | 2026.07.27

출처 : 비즈저널
출처 : 비즈저널

2026년 7월,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 간과할 수 없는 움직임이 잇따랐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7월 21일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반도체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2026년 연간 비용이 최대 20억 달러(약 2조 9,088억 원)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이는 관세 영향과는 별개의 증가분이며, 차량 기능이 고도화됨에 따라 탑재되는 반도체 개수가 계속 늘어나는 것이 그 배경이다.

이에 앞서 7월 초, 미국 반도체 대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GM 및 포드 모터와 각각 차세대 차량용 메모리·스토리지 장기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전략적 고객 협정(SCA)'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차량 지능화와 데이터 처리량 증가에 따라 첨단 메모리 및 스토리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공급 측과의 협업과 장기적인 공급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두 계약은 마이크론이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언급한 16건의 유사 계약 중 2건에 해당한다.

그동안 자동차 제조사들은 부품 업체에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압박 조달'을 기본 전략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이번 GM과 포드의 움직임은 가격보다 '수량 확보'를 우선시하여 다년 단위로 미리 물량을 선점하려는, 기존과는 반대 방향의 조달 행보다.

반도체 부족이 심각했던 2021~2023년의 혼란기와 달리, 이번에는 물량이 부족하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비싸더라도 확보한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를 단순히 '미국 자동차 제조사의 이야기'로 치부하기 쉽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은 전 세계적으로 통합되어 있다. 따라서 가격 인상이라는 파도가 일본 제조사나 일본 소비자에게 미칠 가능성은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왜 지금, 차량용 반도체 '쟁탈전'이 벌어지는가

배경 ①: 자동차가 '단순한 기계'에서 '움직이는 데이터 처리 단말기'로 변화

과거의 자동차는 엔진 제어나 전장 시스템 등 제한된 기능을 위해 비교적 저렴한 반도체를 수십 개 탑재하는 수준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커넥티드 기능,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화가 진행되면서 차량 1대당 탑재되는 반도체 개수와 요구되는 성능 수준은 크게 상승했다.

마이크론 또한 SDV, ADAS, AI를 활용한 차량 내 경험 고도화로 인해 LPDRAM이나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 차량용 메모리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자동차는 이제 '바퀴 달린 고성능 컴퓨터'에 가까워지고 있다.

배경 ②: 생성형 AI 데이터센터 수요와의 '쟁탈전'

또 다른, 그리고 더 구조적인 요인은 생성형 AI를 위한 데이터센터 투자의 급격한 확대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AI 서버 수요 우선 정책과 제조사들의 이익 극대화 생산 방침을 배경으로, 2026년을 DRAM 가격의 구조적 상승 국면으로 정의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시 생성형 AI 데이터센터 투자 가속화를 배경으로 DRAM 스폿(수시 계약) 가격이 2025년 11월 시점에 전년 말 대비 6배 이상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 기사에서도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분석을 인용해 DRAM 가격이 전년 12월 이후 약 70% 상승했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은 반도체 제조사가 제한된 실리콘 웨이퍼 생산 능력을 이익률이 높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에 우선 배정하는 구조에 있다.

HBM은 AI용 GPU에 탑재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며, 동일한 제조 라인을 사용한다면 범용 DRAM보다 HBM 생산을 우선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결과적으로 자동차나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범용 메모리의 공급 여력이 구조적으로 줄어들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PC나 스마트폰만큼 많은 메모리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계약 규모로 우선순위가 결정되는 조달 경쟁에서는 AI 관련 기업에 비해 협상력이 떨어지기 쉬운 입장이다.

GM이나 포드가 수년 단위의 장기 계약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조달 수단에 나선 배경에는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있다.

자동차 업계로의 파급은? '가격 인상' 또는 '납기 지연'의 양자택일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은 국경을 넘어 통합되어 있으며, 메모리나 첨단 로직 반도체의 상당수를 공통 공급업체로부터 조달하는 구조는 일본 제조사나 미국 제조사나 크게 다르지 않다.

GM이 발표한 비용 증가 요인은 주로 미국 사업에 관한 것이지만, DRAM 및 낸드 가격 상승 자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며 계약 갱신 시점에 일본 제조사의 조달 비용에도 파급될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도요타 자동차는 2026년 3월기 상반기에도 노무비와 에너지 비용 상승분을 부품 매입 가격에 반영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공급업체와의 비용 분담 재검토는 이미 진행 중이다.

여기에 반도체 가격 상승분까지 더해지면 기업 노력이나 환차익만으로 최종 가격을 흡수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이론적으로 자동차 제조사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비용 증가분을 차량 가격에 전가하는 '가격 인상'이다. 다른 하나는 가격을 동결하는 대신 반도체 조달을 줄여 생산 및 인도 일정을 늦추는 '감산 및 납기 지연'이다.

과거 반도체 부족 국면에서는 후자인 생산 조정을 통한 대응이 주류였으나, 이번에는 메모리 가격 자체의 급등이라는 '비용 구조의 변화'가 주원인이기에 가격 인상이라는 선택지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어느 정도의 인상 폭이 될지, 혹은 각 사가 어떤 대응을 우선시할지는 향후 계약 협상이나 환율 동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현시점에서 확정적인 수치를 예측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자동차 애널리스트 오기노 히로후미는 "자동차 반도체 조달 비용은 그동안 '양산 효과로 언젠가 내려갈 것'이라는 전제하에 설계되었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상시적인 기둥이 되면서 그 전제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반도체를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강판이나 희귀 금속과 같은 '전략 물자'로 인식하고 장기 계약으로 확보하는 발상으로 전환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급망 가시화·내재화·성숙 공정 의존에서의 탈피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도요타나 혼다 등 일본 제조사들은 반도체 제조사와 협력하여 차량용 반도체가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는지 공유하는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되었다.

지정학적 리스크나 자연재해 등 불측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체 조달처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이다.

기존에 자동차 업계는 거대하고 다층적인 공급망의 전체상을 파악하지 못했던 경력이 있으며, 가시화는 그 약점을 보완하는 노력으로 평가된다.

또한 일본 자동차가 가격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아온 '성숙 공정(레거시) 반도체'의 저렴한 조달이라는 전제도 더 이상 견고하다고 할 수 없게 되었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이익률이 높은 첨단 메모리나 AI용 제품으로 생산 라인을 전환하는 가운데, 범용·성숙 공정 제품의 생산 능력 자체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반도체 부족 국면에서도 도요타가 "자사는 반도체 공급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다"는 어려움에 직면한 적이 있으며, 부품을 '보유하지 않는 경영'의 한계가 지적되기도 했다.

이번 메모리 가격 급등은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을 다시금 부각하는 재료라고 할 수 있다.

차량 소유의 문턱은 높아질까

자동차 가격 인상은 구매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월 부담금을 낮추는 수단으로 보급된 잔존가치 설정 대출(잔가 설정 할부)은 차량 가격 상승과 이용자 증가를 배경으로 이자 부담을 포함한 총지불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차량 본체 가격이 상승하면 잔존가치 설정 대출이나 일반 자동차 대출에 대한 이자 부담도 비례하여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달 지불액만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폭을 가진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독자가 지금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현재의 차를 소중히 관리하고 정기 검사를 받으며 계속 타는 방식으로 비용 증가의 파도를 피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가격 상승이나 납기 지연이 더 심해지기 전에 필요한 교체를 앞당겨 검토하는 방법이다.

무엇이 바람직한지는 사용 연수나 주행 거리, 자금 계획에 따라 다르며 일률적인 정답은 없다.

중요한 것은 "신차 가격은 앞으로도 일정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기존의 전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의 규칙 변경은 이미 시작되었다

GM과 포드의 장기 공급 계약과 이에 앞선 메모리 가격의 구조적 상승은 자동차가 '움직이는 컴퓨터'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AI 산업과 부품 조달을 둘러싼 경합 관계에 들어섰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일본 제조사에 미치는 영향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가격 인상이나 납기 지연으로 나타날지는 향후 계약 협상이나 환율, 각 사의 기업 노력에 달려 있으며 현시점에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반도체를 안정적이고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다는 기존의 전제가 전 세계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여러 1차 정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이다.

자동차 교체나 보유를 검토하는 독자에게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향후 판단에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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