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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틴이 왜 이렇게 비싸졌나” 원료값 5년 새 3배 뛴 진짜 이유

비즈니스 저널 편집부 | 2026.06.30

Unsplash의 Alex Saks가 촬영한 사진과 Alex Saks의 일러스트 소재
Unsplash의 Alex Saks가 촬영한 사진과 Alex Saks의 일러스트 소재

일상적인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은 프로틴 가격이 소비자가 체감하는 수준을 넘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은 지난 6월 21일 프로틴 원료 쟁탈전으로 가격이 반년 만에 1.5배로 뛰었고, 모리나가유업이 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적지 않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번 가격 급등은 단순히 엔저나 인플레이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세계적인 단백질 수요 증가와 비만 치료제 확산, 원료 공급 구조의 한계가 겹친 결과에 가깝다.

■ 5년 만에 약 3배 오른 원료 가격

우선 수치부터 심상치 않다. 일본의 유청 파우더 수입 평균 단가는 2021년 1월 1kg당 약 746엔이었지만, 2026년 1월에는 약 2234엔까지 올랐다. 5년 만에 약 3배로 뛴 셈이다.

국제 시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산 WPI, 즉 분리유청단백은 1톤당 2만425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산 WPC80, 즉 농축유청단백도 2026년 1월 기준 1만4500유로 안팎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료값 상승은 곧바로 제품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일본 주요 브랜드인 메이지의 ‘자바스’는 2024년 10월 약 6%, 2025년 3월 다시 10~11% 가격을 올렸다. 프로틴 브랜드 GronG도 2026년 3월 제품 가격을 약 30% 인상하고,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 프로틴 업체 상품 개발 담당자는 “원료 가격, 엔저, 물류비 상승이 동시에 진행돼 제조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며 “비용 절감 노력은 계속하고 있지만 원료 시황을 기업 혼자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가격을 밀어 올린 4가지 요인

프로틴 원료가 급등한 배경에는 네 가지 구조적 요인이 있다.

첫째는 세계적인 건강·피트니스 열풍이다. 건강을 중시하는 흐름은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 인도 같은 인구 대국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세계 유청단백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123억5000만 달러로 평가됐고, 2033년에는 267억1000만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도 프로틴은 더 이상 운동선수만의 식품이 아니다. 일반 건강식품으로 인식이 바뀌면서 여성과 중장년층으로 소비층이 넓어졌다.

둘째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의 확산이다. 2023~2024년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 티르제파타이드 등 이른바 오젬픽 계열 비만 치료제가 빠르게 보급됐다.

이 약물은 식욕을 억제해 체중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근육량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의료 현장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비만 치료제가 오히려 프로틴 수요를 자극하는 역설적인 구조가 미국을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에서도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2023년 11월 이후 약가 등재됐고, 향후 보급 확대가 예상된다.

셋째는 원료 등급 간 연쇄적인 수급 압박이다. 고부가가치 원료인 WPI 수요가 급증하자 제조사들이 생산 능력을 WPI에 우선 배분하고 있다. 그 결과 일반 원료인 WPC80 공급까지 압박받는 현상이 나타난다.

고급 원료 쟁탈전이 범용 원료 품귀까지 부르는 구조다. 게다가 유청은 치즈를 만들 때 나오는 부산물이기 때문에, 원료 공급량 자체가 치즈 생산량의 한계에 묶인다.

넷째는 일본 특유의 엔저 부담이다. 수입 비용이 커진 데다 에너지비와 물류비까지 올라 국내 제조사는 말 그대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 해외 의존이 만든 ‘매입 경쟁 패배’ 리스크

일본 프로틴 시장의 주요 원료인 유청은 구조적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다. 유청은 낙농업이 발달한 미국, 유럽, 오세아니아에서 주로 들여올 수밖에 없다. 2025년 기준 일본 유청 원료의 50% 이상은 미국에서 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조가 만드는 가장 큰 위험은 ‘매입 경쟁에서 밀리는 것’이다. 경제 규모와 구매력이 큰 국가들과 원료를 두고 경쟁할 경우, 일본 기업이 가격 경쟁에서 불리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여기에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항로 변경, 기후변화가 유럽 낙농 생산에 미치는 영향도 중장기 리스크다. 가뭄과 폭염으로 원유 생산량이 줄어들면 유청 공급도 흔들릴 수 있다.

■ 식물성 단백질은 대안이 될 수 있나

이런 상황에서 업계는 대체 원료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실적인 후보는 대두 단백질과 완두콩 단백질이다.

완두콩 단백질의 일본 내 실거래 가격은 1kg당 2000~4300엔 정도로, 현재 유청단백 가격인 1kg 약 7000~8000엔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대두 역시 유청만큼 공급이 빡빡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적이다.

문제는 단백질의 질이다. 단백질 품질을 나타내는 DIAAS, 즉 소화성 필수아미노산 점수에서 유청은 최고 수준인 1.00 이상을 기록한다. 반면 대두는 0.90 안팎, 완두콩은 0.80 안팎으로 다소 낮다.

다만 완두콩 단백질과 쌀 단백질을 섞는 방식처럼 여러 식물성 원료를 조합해 아미노산 균형을 보완하는 제품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영양학적 격차도 점차 좁아지는 분위기다.

또 다른 대안은 정밀 발효다. 미생물에 우유 유래 단백질의 유전 정보를 넣어 동물을 사용하지 않고 유청단백 자체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품질 면에서는 유청과 비슷한 기능을 기대할 수 있고, 공급망을 낙농 생산에서 분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아직 제조 비용이 높고 상업 생산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지만, 중장기 해결책으로 연구 개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 공급망 재구축 움직임

일본 제조사들이 찾는 또 다른 돌파구는 국내에서 유청을 만드는 것이다.

일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모리나가유업은 유청단백의 국내 증산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유청 시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독일 자회사 MILEI GmbH의 실적도 성장하고 있다.

치즈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유청액을 국내에서 회수해 활용하는 라인을 넓히는 것은 수입 의존에서 국내 순환으로 이동하는 의미가 있다. 엔저와 물류비 부담을 일부 줄일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일본 내 치즈 생산량에는 한계가 있고, 회수·가공 설비를 갖추려면 큰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단기적인 가격 급등을 해결할 카드라기보다는 5~10년 단위의 공급망 전략에 가깝다.

업계 전체로는 유청 100% 제품에만 매달리지 않고, 식물성 단백질과 섞은 제품이나 기능성을 더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가격 인상을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가치로 바꾸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 ‘싸게 사서 많이 먹는 시대’의 끝

현재 수급 상황을 보면 유럽과 미국의 대형 원료 업체들이 설비 증강에 나서고 있지만, 새 공장이 실제 유청 공급 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여기에 GLP-1 약물 확산이라는 새로운 수요 요인까지 더해졌다. 업계에서는 적어도 2026년 내내 원료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물론 가격 상승이 영원히 이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설비 투자, 식물성 원료 기술 발전, 정밀 발효 상용화, 소비자 취향 변화가 맞물리면 시장은 몇 년에 걸쳐 유청 중심에서 다양한 단백질 원료 중심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프로틴 가격 급등은 일시적 유행의 부작용이 아니다. 전 세계적인 단백질 수요 변화가 낳은 구조적 결과에 가깝다.

싸게 수입해 대량 소비하던 지난 20년의 모델은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끝나가고 있다. 앞으로 기업에 필요한 것은 원료 가격 변동을 버티는 것만이 아니다. 공급망을 다시 설계하고, 제품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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