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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입력 사라질까…Claude와 freee가 바꾸는 백오피스의 미래

비즈니스 저널 편집부 | 2026.06.20

출처 : 비즈저널
출처 : 비즈저널

AI가 비즈니스의 필수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는 2026년, 기업 현장에서는 단순한 문서 작성 도구를 넘어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 에이전트와 업무 자동화 도구가 늘어나면서, 백오피스의 수기 입력 업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은 AI에 관심은 있지만, 실제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한다.

6월 16일 도쿄 신주쿠 스미토모 빌딩에서 열린 ‘freee 통합 월드 2026’은 이 질문에 답하는 자리였다. 경영, 백오피스, AI를 주제로 한 연례 행사로, 올해가 세 번째 개최다.

행사에는 앤스로픽 재팬 응용 AI 본부장 스가노 신, 디지라이즈 대표 차엔 마사히로, 프리의 freee-mcp 에반젤리스트 아오야마 쇼헤이가 참석했다.

60분간 진행된 세션은 먼 미래의 기술 담론이 아니라, 오늘부터 쓸 수 있는 실무 이야기로 채워졌다.

■ 채팅에서 함께 일하는 AI로

스가노 신은 먼저 업무 AI의 변화를 설명했다. 그는 노키아 엔지니어로 핀란드에서 11년간 근무했고, 이후 구글 클라우드 재팬 출범을 이끌었다. 2026년 3월에는 앤스로픽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2023년의 업무 AI가 기본적으로 채팅 화면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가 질문하면 AI가 답하고, 사람이 다시 그 답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방식이었다.

이 흐름은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먼저 바뀌었다. 자연어로 지시하면 프로그램을 만들어주는 ‘바이브 코딩’이 등장했고, 2025년 전후에는 명령 하나로 코드가 생성되는 방식이 현실화됐다.

앤스로픽에서 Claude Code를 개발한 엔지니어가 “이제 직접 코드를 쓰지 않고, Claude Code에 Claude Code를 만들게 한다”고 말한 일은 이런 변화를 상징한다.

스가노는 이 움직임이 이제 지식 노동자의 업무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코워크’라는 개념이다.

기존 채팅은 질문하고, 답을 받고, 사람이 작업하고, 다시 질문하는 반복 구조다. 반면 코워크는 목표를 주면 AI가 스스로 움직여 결과물까지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예로 든 것은 고객 미팅 준비다. 이메일, 채팅, 회의록, 고객관리 시스템에 흩어진 정보를 AI가 여러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수집한다. 이후 미팅용 브리핑 문서를 만든다. 사람은 목적을 지시하기만 하면 된다.

스가노는 ‘Claude for Small Business’라는 플러그인도 소개했다. 소규모 사업자가 자주 쓰는 도구를 묶고, 자주 쓰는 명령을 패키지화한 것이다.

현재는 미국 시장 중심이라 일본 내 도구와의 호환성은 제한적이지만, 소스코드가 공개돼 있어 freee 같은 일본 서비스로 바꿔 적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디어에서 결과물까지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세계가 이미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 AI는 공부 잘하는 신입사원이다

아오야마 쇼헤이는 AI를 “공부를 매우 잘하는 신입사원”에 비유했다.

그는 세션 이틀 전 히다 다카야마 100km 마라톤을 14시간 만에 완주했다며, AI 시대에도 마지막에 남는 것은 긴 거리를 끝까지 달리는 힘이라고 말해 웃음을 끌어냈다.

아오야마는 올해 4월부터 실제 고객사에 상주하며 Claude와 freee-mcp를 활용한 업무 개혁을 지원해왔다.

그에 따르면 AI는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는 거의 알고 있고, 아이디어 50개를 내라고 하면 곧바로 50개를 낸다. 하지만 회사의 로그인 방식, 관리회계 기준, 근태 규칙은 전혀 모른다. 말 그대로 처음 입사한 신입사원과 같다.

그래서 AI도 가르치고 키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freee는 2018년부터 API 전략을 추진해왔고, 현재 382개의 API를 공개하고 있다. AI가 업무 시스템을 조작하려면 화면의 버튼 하나하나에 대응하는 API가 필요하다. freee는 이 수가 다른 회사보다 몇 배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AI 활용의 우위는 API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제 업무 흐름 정리, 데이터 품질, 다른 시스템과의 연동 환경도 중요하다.

■ 경비 정산과 자동 분개까지 처리

시연에서는 대체 경비 정산 자동 등록이 소개됐다. 사용자가 채팅창에 “대체 경비”라고 입력하면, AI가 대상 사업소, 직원명, 대체일을 차례로 확인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처리하던 판단을 말로 풀어주는 일이다. 예를 들어 6월 15일에 전월 말 정산을 처리한다면 5월 31일자로 등록한다는 규칙도 AI에는 명확히 알려줘야 한다.

한번 알려주면 AI는 이후 같은 방식으로 반복 처리한다.

영수증 확인 화면 설계에도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 사람이 종이를 볼 때 시선은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움직인다. 이 순서대로 확인 화면을 만들어달라고 지시하면, AI는 그에 맞춘 화면 구성을 돌려준다.

AI를 키운다는 것은 이런 당연해 보이는 규칙을 하나씩 언어화하는 작업에 가깝다.

또 다른 사례는 공수 배분에 따른 자동 분개였다. “프로젝트 타로의 5월 급여를 공수에 맞춰 대체 전표로 입력해달라”는 한 문장만으로 AI가 급여 데이터와 공수 데이터를 각각 가져왔다. 이후 대조하고 계산해 분개까지 완료했다.

수작업이었다면 엑셀과 회계 소프트웨어를 오가야 했던 작업이 한 줄 지시로 끝난 셈이다.

이 작업을 ‘스킬’로 저장하면 다음부터는 같은 지시로 같은 처리를 할 수 있다. AI를 가르친 결과가 회사의 업무 자산이 되는 구조다.

■ 청구서와 재무 리포트도 자동화

디지라이즈 대표 차엔 마사히로는 자사 사례를 소개했다. 디지라이즈는 창업 3년 미만이지만 560개가 넘는 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해왔다. 차엔은 매달 173억 토큰을 Claude Code에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첫 사례는 청구서다. 회사에서는 Gmail과 Claude Code를 연결해, 메일이 오면 자동으로 청구서 초안을 만들도록 설정했다. 사용자는 어느새 Gmail 임시보관함에 청구서 초안이 만들어져 있는 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재무 리포트도 매일 자동으로 배포한다. freee와 Slack을 Claude를 통해 연결하고, 영업과 채용을 포함한 모든 부문의 재무 수치를 매일 아침 보낸다.

Salesforce도 연동돼 있어, 특정 수치가 왜 내려갔는지 묻으면 그 자리에서 분석 결과가 돌아온다. 차엔은 정례회의가 필요 없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또 freee 데이터, Salesforce 영업 데이터, 사업계획서를 한꺼번에 읽혀 재무 자문처럼 사용하는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농담을 섞어 “웬만한 세무사보다 자세한 답이 돌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2~3년 뒤에는 거의 모두가 쓸 기술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써보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 보안과 해외 AI에 대한 우려

질의응답에서는 데이터 보안과 해외 AI 사용 위험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데이터가 외부로 새지 않느냐는 질문에 스가노는 옵트아웃 설정을 하면 학습에는 쓰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안은 더 넓은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엔은 더 실무적인 관점에서 설명했다. 이미 SaaS를 쓰는 순간 각 회사에 데이터가 전달된다.

따라서 사내 규정을 만들고,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확인한 뒤, 경영 판단으로 사용할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편의성과 보안은 어느 정도 맞교환 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해외 AI를 계속 쓰는 위험에 대해서는 클라우드 초기와 비교하는 설명도 나왔다.

과거에는 클라우드가 위험하다는 반응이 컸지만, 시간이 지나며 기업의 인식이 바뀌었다. AI에 대해서도 과도하게 반응하는 면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사라질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차엔은 미국과 일본의 차이를 짚었다. 미국은 해고가 비교적 쉬워 인력이 빠르게 줄고 있지만, 일본은 노동자가 강하게 보호된다. 다만 신규 채용을 줄이면 중장기적으로 인력 규모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가노는 비용 절감 관점만으로 AI를 보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시제품 출시 속도를 높이는 등 긍정적인 활용에 대한 논의도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 사람은 감동을, 디지털은 반복 업무를

행사장에는 한 관광업 경영자의 말도 소개됐다. “감동은 사람이 만들고, 낭비는 디지털로 줄인다”는 문장이다.

복잡하고 반복적인 뒷단 업무를 AI에 맡기면, 사람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응대와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다. 수기 입력이 사라진 뒤 보이는 미래는 단순한 인력 감축만이 아니다.

AI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데이터를 정리하고, 업무 규칙을 말로 풀고, 뛰어난 신입사원을 키우듯 AI를 가르쳐야 한다.

그런 꾸준한 축적이 백오피스의 변화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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