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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투자자라면 주목".. 핵융합도 ‘부품’으로 승부할 수 있는 구조적 이유

비즈니스 저널 편집부 | 2026.06.30

출처 : 비즈저널
출처 : 비즈저널

2026년 3월 에너지 업계에 큰 충격을 준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OpenAI가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와 장기 대규모 전력 구매 협상을 시작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합의가 성사될 경우 OpenAI는 헬리온 발전량의 12.5%를 우선 확보하게 된다. 그 규모는 2030년까지 5GW, 2035년에는 최대 50GW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5GW는 대형 원자력발전소 약 5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아직 상업용 원자로 건설도 본격화되지 않은 기술에서 AI 기업이 이 정도 규모의 전력을 미리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 움직임의 배경에는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이 있다. 대량의 GPU를 배치한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태양광과 풍력은 출력이 불안정하고, 원자력은 신규 건설에 10년 이상이 걸린다. 이런 상황에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주목한 해답이 핵융합이다.

■ 미국에서 핵융합은 사업 인프라가 되고 있다

헬리온은 OpenAI의 최고경영자 샘 알트만이 개인 투자자로 오랜 기간 지원해온 회사다. 2025년 1월에는 4억2500만 달러의 시리즈F 투자를 마무리해 기업가치가 54억 달러에 이르렀다.

같은 해 7월 워싱턴주 말라가에서 첫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 '오라이온' 착공에 들어갔고, 2028년 마이크로소프트에 전력 공급을 시작하는 세계 최초의 핵융합 전력구매계약(PPA)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헬리온의 기술적 특징은 자기압축 방식의 직접 발전이다. 핵융합 반응으로 발생한 열에너지를 터빈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기로 전환하려는 독자적 접근으로, 기존 방식 대비 비용을 크게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다른 주목 기업인 콤먼웰스 퓨전 시스템즈(CFS)는 강력한 고온 초전도 자석을 활용한 소형 토카막형 원자로 'SPARC'를 개발 중이며, 2020년대 후반 전력 실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에는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 등도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 일본은 기술력은 높지만 투자 규모가 다르다

반면 일본의 핵융합 기술 수준도 결코 낮지 않다.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에 대한 기여를 비롯해 플라즈마를 가열하는 자이로트론, 핵융합로 안에서 연료인 트리튬을 재생산하는 브랭킷 기술 등 여러 핵심 부품 분야에서 세계를 이끌고 있다.

정책 측면에서도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2023년 4월 수립된 핵융합에너지 혁신 전략은 2025년 6월 개정됐고, 세계에 앞서 2030년대 발전 실증을 추진한다는 목표가 처음으로 명문화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정부가 1조 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6천억 원은 경제산업성 산하 핵융합에너지실을 통한 민간 프로젝트 지원으로 설계됐다.

일본 내 스타트업도 성장하고 있다. 교토대에서 출발한 교토 퓨저니어링은 2025년 9월 기준 누적 지분 투자 162억 엔 이상을 확보했고, 정책금융공고와 국제협력은행, 대형 은행을 통한 대출 53억 엔을 더해 총 215억 엔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회사의 자이로트론 시스템은 영국 토카막 에너지 등 해외 핵융합로에 이미 채택됐다. 부품 공급사로 세계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이 작동하기 시작한 셈이다.

그러나 자금 규모의 차이는 여전히 크다. 업계 단체 핵융합에너지산업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세계 핵융합 스타트업 누적 투자액이 1조 엔을 넘는 가운데, 일본 기업들의 합계는 2025년 10월 기준 150억 엔 정도에 그친다. 일본 스타트업 전체 규모도 헬리온 1개사의 최신 투자 라운드의 4분의 1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 일본의 활로는 핵심 부품 공급 전략

그렇다면 일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미국이나 중국과 단독으로 핵융합 발전소 건설 경쟁을 벌이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과거 반도체 산업에서 '인텔 칩이 탑재된' PC가 세계 시장을 장악했듯, 일본이 핵융합로의 '필수 핵심 부품' 공급자로 자리매김할 길은 충분하다.

자이로트론(플라즈마 가열 장치), 블랭킷(연료 생산 장치), 고온 초전도 선재, 정밀 열교환기 등은 모두 일본 제조업이 강점을 가진 분야다. 2

030년대에 세계에서 수십 기의 핵융합로가 건설된다고 가정하면, 핵심 부품 시장만으로도 조(兆) 단위의 산업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교토퓨전엔지니어링은 이미 유럽과 북미의 핵융합 스타트업에 부품과 시스템을 상업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컴포넌트 전략'의 선행 사례가 되고 있다.

이 회사가 추진하는 연료 사이클 시스템 통합 실증 'UNITY-2'는 2026년 중 캐나다에서 시작될 예정으로, 전 세계에서 유일한 실증 사례로서 국제적 관심을 받고 있다.

■ 핵융합은 언제 생활을 바꿀까

현실적 시나리오를 정리하면, 2020년대 후반에 헬리온이나 CFS가 발전 실증에 성공할 경우 2030년대 초반부터 데이터센터나 대형 산업 시설 등 특정 용도에서 도입이 시작될 수 있다.

가정용 전기요금에 영향이 미치려면 보급이 본격화되는 2040년대 이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만 핵융합의 일정은 종종 낙관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헬리온의 50GW 공급 계획도 기술의 대규모 확장이라는 난제를 포함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높은 목표'와 '야심적 목표' 사이에는 여전히 큰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OpenAI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핵융합과의 계약'을 선택한 사실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분명한 신호다. 핵융합은 더 이상 '50년 후의 꿈'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산업 경쟁의 핵심 무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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