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패스트뷰주식회사 패스트뷰주식회사 패스트뷰주식회사 패스트뷰

‘컴퓨터를 통째로 기름에 담근다’.. AI 서버 식히는 방법이 달라졌다

비즈니스저널 편집부 | 2026.07.27

출처 : 비즈저널
출처 : 비즈저널

생성형 AI의 폭발적인 보급으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DC)가 과부하를 겪고 있다. 원인은 엔비디아 제품으로 대표되는 AI 반도체의 비정상적인 발열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설비 소비 전력 중 약 40%를 냉각이 차지하며, 기존의 공랭식(에어컨)으로는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

이러한 배열 및 전력 부족 문제의 해결책으로 액체 냉각 기술이 급부상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월 23일, TDK와 이데미츠코산을 비롯한 일본의 다양한 업종 기업들이 잇따라 진입하는 데이터센터 냉각 8조 엔(약 72조 7,200억 원) 시장의 활기를 보도했다.

단, 이 8조 엔(약 72조 7,200억 원)이라는 규모는 냉각 장치 단품이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지탱하는 주변 설비 및 관련 사업 전체를 포함한 시장 규모 추산치이다.

해외 조사 기관이 산출하는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 단독 예측치(약 9조 900억 원)대 규모라는 추산도 존재)와는 전제가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시장 조사 정의에 따라 수치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분야가 아직 발전 단계에 있음을 방증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AI 인프라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뒷받침하는 ‘냉각’을 중심으로 일본 기업의 기술력과 성공 가능성을 살펴본다.

AI가 세계를 멈춰 세울까…‘소비전력 40%가 냉각’이라는 충격

그래픽 처리 장치(GPU)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랙(rack)당 발열량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해외 시장 조사 기관인 Precision Reports의 분석에 따르면, AI 워크로드 확대로 인해 서버 1대당 열 출력은 60% 증가했으며, 랙 밀도가 30kW를 넘는 사례도 흔해졌다.

이러한 고밀도 환경에서는 공기를 불어넣는 공랭식 방식으로는 열원을 감당할 수 없으며, 열 폭주로 인한 시스템 다운 위험이 커진다.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에게 전력 비용은 경영을 좌우하는 변수다.

냉각 효율을 1%만 개선해도 대규모 시설에서는 연간 전기 요금에서 무시할 수 없는 차이가 발생한다.

이것이 공기를 식히는 대신 열원으로 직접 냉각수를 통하게 하는 수랭식(direct-to-chip)이나 서버 전체를 절연성 액체에 담그는 액침 냉각으로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배경이다.

액침 냉각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냉각유에 서버를 담가 공기보다 약 30배 높은 열전달률을 구현하며, 냉각에 필요한 전력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KDDI, 미쓰비시중공업, NEC네츠에스아이 3사가 2023년에 진행한 실증 실험에서는 액침 냉각을 통해 냉각용 소비 전력을 94% 절감하고,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 효율(PUE) 1.05라는 높은 수치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애널리스트이자 경제 컨설턴트인 이와이 유스케는 "이제 냉각은 부대 설비가 아니라 AI 인프라의 성능 자체를 결정하는 주역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GPU 성능 경쟁이 아무리 진행되어도 열을 처리하지 못하면 컴퓨팅 자원을 완전히 가동할 수 없다. 냉각 기술의 병목 현상이 AI 개발 전체의 한계를 결정하는 시대에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왜 석유·전자부품 대기업이 진입하는가

액침 냉각의 보급과 함께 주목받는 것이 냉각유다.

이데미츠코산은 2025년 4월, 데이터센터용 액침 냉각유 'IDEMITSU ICF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회사는 높은 인화점이면서도 낮은 점도라는 상반된 성능을 동시에 구현한 제품을 개발했으며, 공랭식 대비 냉각 전력을 9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데미츠코산은 10년 후 연간 25억 엔(약 227억 2,500만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석유 정제 과정에서 축적한 기유 정제 및 첨가제 기술을 데이터센터라는 신시장으로 전환한 사례다.

전자부품 대기업 TDK 또한 2026년 6월, 미국 스타트업 기업 Fabric8Labs를 최대 4억 달러(약 5,332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기업이 보유한 독자적인 금속 3D 프린팅 기술 'ECAM'을 사용하면, 반도체 칩에 밀착되는 냉각 부품(콜드 플레이트) 내부의 유로 구조를 정밀하게 설계해 냉각액과의 접촉 면적을 극대화할 수 있다.

TDK는 이 기술을 데이터센터용 열 제어 부품으로 수년 내에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며, 기존에 축적한 수동 부품 기술을 액침 냉각 시스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이와이는 "AI 반도체 자체를 만드는 경쟁은 미국 기업들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지만, '어떤 AI 서버가 승리하든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를 확보하는 전략은 매우 견실한 시장 점유 방식이다. 소재·화학·정밀 가공이라는 일본 기업의 전통적인 강점과 냉각이라는 물리적 과제는 궁합이 좋다"고 분석했다.

냉각 기술은 일본의 ‘전통적인 강점’인가

데이터센터 냉각 공급망에는 정밀 가공, 공조, 소재 화학 등 일본 기업이 강점을 가진 기술이 다수 관여하고 있다.

●니덱(Nidec) : 수랭식 장치(CDU), 모터 기술

태국 공장에서 CDU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6년에는 최대 300kW의 신형 In-Rack CDU 양산을 계획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수랭식 장치 사업 매출을 2030년도까지 현재의 3배가 넘는 1000억 엔(약 9,090억 원) 규모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데미츠코산 : 액침 냉각유

2025년 4월 'IDEMITSU ICF 시리즈'를 출시했다. 석유 정제 기술을 냉각유의 저점도·고인화점 설계에 응용했다.

●TDK : 열 제어 부품, 수동 부품

2026년 6월 미국 Fabric8Labs를 인수하여 콜드 플레이트용 금속 구조체 및 액침 냉각 대응 수동 부품을 전개한다.

●미쓰비시중공업 : 액침 냉각 시스템, 프리 쿨링

KDDI·NEC네츠에스아이와 액침 데이터센터 실증을 거듭하여 PUE 1.05를 달성했다.

2023년에는 미국 ZutaCore에 출자하여 다이렉트 칩 액체 냉각 분야에도 참여했다. 2026년 7월에는 미국 엔비디아와 AI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을 체결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키츠(KITZ) : 산업용 밸브

일본 내 밸브 점유율 1위 기업으로서 반도체 제조 장치용 밸브 외에 데이터센터 분야에 대한 투자를 발표했다.

태국 공장에 신규 건물을 건설하여 공급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다이킨공업 : 공조·액체 냉각 시스템

세계적인 공조기 제조사로서 공랭식부터 액체 냉각까지 포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AI 반도체 자체의 개발 경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서, AI가 계속 작동하기 위한 물리적 기반이라는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세대가 바뀌더라도 발열에 대응해야 한다는 과제는 계속 남기 때문에, 진입 기업들 입장에서는 비교적 장기적인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반면 낙관만 할 수는 없다. 미국 슈나이더 일렉트릭이나 미국 버티브(Vertiv) 등 해외 설비 대기업들도 액체 냉각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어 경쟁은 세계적인 규모다.

일본 기업들에게는 기술력 외에도 생산 능력의 확대 속도와 해외 고객사에 대한 공급 체계 구축이 향후 승패를 가를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박하지만 확실한 인프라 수요를 포착한다

AI 반도체 시장은 미국 엔비디아가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이를 물리적으로 뒷받침하는 냉각 분야에서는 일본의 소재·정밀 가공·화학 제조사들이 조연으로서 존재감을 발휘할 여지가 넓어지고 있다.

화려한 AI 테마주의 그늘에서 진행되는 투박하지만 확실한 열 대책·냉각 인프라에 대한 투자 동향은 AI 산업의 성장을 측정하는 또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

다만 각 기업의 시장 규모 전망치에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편차가 존재하며, 액침 냉각에서의 장기적인 유체 호환성이나 기존 데이터센터의 개보수 비용 등 도입 장벽도 지적되고 있다.

냉각 기술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그 속도와 혜택을 받을 기업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향후에도 개별 기업의 기술 발표나 수주 동향을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할 것이다.

연관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