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GPT나 퍼플렉시티가 부상하면서 "더 이상 구글 검색을 쓰지 않게 되지 않을까"라는 목소리가 지난 몇 년간 비즈니스 현장에서 적지 않게 들려왔다.
생성형 AI가 검색 행위 자체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검색 광고에 의존하는 구글은 몰락의 시작점에 있다"라는 논조가 투자자와 미디어 사이에서 자주 거론되어 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정반대였다. 구글의 지주회사인 미국 알파벳이 7월 22일 발표한 2026년 4~6월기 결산에 따르면, 순이익은 1,121억 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에 달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매출액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1,197억 9,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시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
왜 생성형 AI의 거센 파도 속에서 알파벳은 침몰하기는커녕 역대 최고의 실적을 낼 수 있었을까. 본고에서는 그 배경에 있는 "두 가지 탈바꿈"을 분석하며, 기업이 배울 수 있는 시사점을 생각해 본다.
검색 광고는 지켜냈다, 그 위에 쌓아 올린 거대 이익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생성형 AI의 부상으로 검색 광고 사업이 붕괴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번 결산에서 검색 광고 수익은 632억 달러(약 84조 2,456억 원)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으나 전년 대비 크게 하락한 수치는 아니다.
오히려 구글은 자사 검색 결과에 AI 요약 기능(AI Overviews)이나 광고 상품(Performance Max, AI Max 등)을 통합함으로써 생성형 AI 시대에 적응한 형태로 광고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즉, '검색 광고라는 엔진'을 버리지 않고 그 위에 새로운 수익의 기둥을 덧씌운 것이 순이익 163조 6,200억 원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여기에 기업이 간과하기 쉬운 중요한 관점이 있다. 바로 본업을 부정하지 않고, 본업이 창출하는 현금으로 새로운 사업의 싹을 틔우는 것.
알파벳은 이처럼 매우 단순하지만 실행하기 어려운 경영의 본보기를 구현하고 있다.
탈바꿈 1. 적자 투성이에서 AI 수익의 주축으로 성장한 구글 클라우드
결산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성장의 주역은 검색이 아니라 클라우드 사업임을 알 수 있다.
구글 클라우드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247억 7,000만 달러에 달하며, 기업들의 생성형 AI 인프라 수요를 대거 흡수했다.
과거 오랫동안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던 클라우드 사업이 이제는 회사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는 주력 사업으로 변모했다.
이는 단순한 서버 대여업의 확장이 아니다. 생성형 AI 붐 속에서 기업과 개발자가 AI 모델을 구동하기 위한 계산 인프라 자체를 제공하는 입지를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검색이라는 BtoC 기업에서 클라우드라는 BtoB 기업으로 두 가지 무기를 모두 갖춘 것이 AI 시대의 수익 분산과 회복탄력성을 만들어냈다.
다만 이러한 성장 이면에는 데이터 센터에 대한 설비 투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2026년 설비 투자액은 2배인 449억 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결산 발표 후 알파벳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하락한 배경에는 이러한 투자 회수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급성장과 선제적 투자의 줄다리기는 AI 인프라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기업들이 공통으로 겪는 구도다.
일본 증권사의 기술 섹터 담당 애널리스트는 "클라우드 사업의 82%라는 성장률은 단순한 수요 흡수뿐만 아니라, 앤트로픽(Anthropic) 등 생성형 AI 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자사 인프라의 '구매자'를 확보한 효과도 크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검색과 클라우드라는 두 기둥 체제는 광고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한 보험으로도 기능한다"고 말했다.
탈바꿈 2. 11년 전 900만 달러가 수조 엔 규모로… 스페이스X 투자라는 숨겨진 평가익
또 다른 탈바꿈은 투자 기업의 주식 평가익이다.
이번 순이익을 끌어올린 최대 요인은 보유 주식의 평가익을 중심으로 한 투자 수익이며, 그 규모는 990억 3,1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평가익이 세후 기준으로 순이익을 771억 달러 가량 밀어 올린 것으로 보이며, 전년 동기 평가익이 불과 12억 9,000만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그 폭발적인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이 평가액의 중심에는 우주 개발 기업 스페이스X에 대한 투자가 있다.
알파벳은 2015년 스페이스X에 약 9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스페이스X는 비상장 상태에서 기업 가치를 계속 키웠고, 2026년 6월 마침내 IPO(기업공개)를 단행했다.
미국 당국 공시 자료에 따르면, 알파벳 산하 구글은 2025년 말 기준으로 스페이스X 주식의 6.11%를 보유하고 있었으며(이후 xAI와의 합병으로 지분율이 5% 전후로 희석되었다는 견해도 있음), IPO 당시 기업 가치인 2조 달러 규모를 고려하면 지분 가치는 약 90조 9,000억 원을 훌쩍 넘는 수준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즉, 알파벳은 11년 전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한 금액을 비상장 상태에서 조용히 키워오다 상장이라는 출구 시점에 맞춰 한꺼번에 회계상 이익으로 실현했다.
단, 상장 후 스페이스X 주가는 변동하고 있으므로 평가익 규모는 향후 주가 추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스타트업 전문 애널리스트 가와사키 가즈유키는 "스페이스X에 대한 투자는 구글의 위성 통신 사업과의 긴장 관계도 지적되어 왔으나, 결과적으로 재무 측면에서는 '최대 외부 투자자'로서의 지위가 막대한 수익을 낳았다"고 말했다.
또한 "사업 시너지뿐만 아니라 순수한 재무 수익을 노리는 관점도 테크 기업의 투자 판단에 필요하다는 좋은 사례다"고 밝혔다.
이렇게 보면 알파벳은 더 이상 검색 회사라는 틀에 갇혀 있지 않다. 자사의 기술과 유망한 미상장 테크 기업을 장기적으로 육성하는, 이른바 초거대 메가 펀드로서의 성격을 강화하고 있다.
왜 우리의 대기업은 똑같은 흉내를 낼 수 없는가
지금까지의 구도를 고려하면 많은 기업이 안고 있는 과제가 떠오른다. 바로 시간축과 투자 판단의 기준 차이다.
기업들도 기업 주도형 벤처 캐피털(CVC)을 통해 신규 사업의 씨앗을 찾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실무 현장에서 자주 지적되는 경향은 다음과 같다.
출자 판단 기준이 본업과의 시너지에 치우쳐 있어, 본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 사업에는 투자 결정이 내려지기 어렵다.
본업의 실적이 악화되면 가장 먼저 신규 사업이나 CVC 예산이 삭감되고 철수 결정이 내려진다.
1년 단위 혹은 수년 단위의 투자 회수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투자 규모가 소규모에 그치기 쉽다.
반면 알파벳은 검색 광고라는 압도적인 현금 흐름을 배경으로 클라우드나 스페이스X 같은 미래의 거대 시장에 대해 10년 단위의 시간축으로 투자를 지속해 왔다.
2015년 출자부터 2026년 상장까지 무려 11년이 걸렸다. 이 기간 동안 사업 시너지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거론되는 일은 거의 없었으며, 철저히 재무적 수익을 노린 장기 보유였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물론 알파벳이 특별히 유리한 자금력을 가진 거대 테크 기업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모든 기업이 같은 스케일로 진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본업의 이익을 시간에 걸쳐 다음 기둥에 재투자하는' 발상 자체는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참고할 수 있는 경영의 유형일 것이다.
기업의 비즈니스맨에게 미치는 3가지 실질적 영향
이 뉴스는 먼 바다 건너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비즈니스맨에게도 다음 세 가지 형태로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1. 비즈니스 현장: IT 예산은 결국 인프라 비용으로서 구글로
검색을 사용하는 기회가 줄어들더라도, 기업이 도입하는 생성형 AI 서비스나 사내 시스템의 상당수는 구글 클라우드를 비롯한 클라우드 기반 위에서 구동된다.
기업의 IT 투자 및 AI 투자 예산은 의식하지 않아도 구글과 같은 클라우드 사업자로 흘러 들어가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자사의 AI 활용을 검토할 때는 어떤 기반 위에 비용이 쌓이고 있는지 의식하는 관점이 필수적이다.
2. 주식 및 자산 운용: 우주 관련 및 방위 관련 산업으로의 파급
스페이스X의 상장과 그에 따른 우주 산업으로의 자금 유입 및 실용화 가속은 우주 관련 스타트업이나 통신, 소재, 방위 관련 대형 제조업체에도 사업 기회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우주 섹터는 기술적 불확실성도 큰 분야이므로 투자 판단 시 실적이나 사업 계획을 개별적으로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3. 커리어 관점: 한 회사·한 사업에 갇힌 기술의 유효기간
자사의 본업에만 지식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강점(현금 흐름, 데이터, 고객 기반)과 외부의 성장 영역을 결합해 구상할 수 있는 인재의 가치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업 개발이나 신규 사업 담당자에게는 사내 자원을 어떻게 외부의 성장 기회와 연결할 것인가 하는 프로듀싱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가 되었다.
현재의 주력 사업이 건재할 때, 다음 10년을 위한 씨앗을 뿌리고 있는가
알파벳의 결산이 보여준 것은 본업을 부정하고 탈바꿈하는 것이 아니라, 본업을 지키고 키우면서 그 이익으로 다음 기둥을 조용히 시간을 들여 육성하는 경영의 모습이다.
생성형 AI로 인해 기존 사업이 위협받는다는 불안 속에서도, 본업의 현금 흐름 자체가 다음 성장 투자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이번 결산은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해 보였다.
개인에게도 기업에게도 질문은 동일할 것이다.
"현재의 주력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을 때, 다음 10년을 지탱할 인프라나 전문성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는가?"
본업의 이익이나 기술이 있는 동안 인접 영역으로 자신이나 회사를 확장하는 것. 그것이 변화가 빠른 AI 시대를 살아남기 위한 소박하지만 가장 확실한 전략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