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의 부상으로 구글 검색은 필요 없어질 것이다.”
시장에서는 한동안 이런 비관론이 나왔다. 하지만 4월 29일, 현지시간으로 발표된 알파벳의 2026년 1~3월기 실적은 그 전망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알파벳은 구글의 모회사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1099억 달러, 약 17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81% 늘어난 626억 달러, 약 9조8000억 원이었다. 주당순이익은 5.11달러로 시장 예상치 2.62달러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두 자릿수 성장을 마지막으로 기록한 것은 2022년이었다. 이후 11개 분기 연속으로 이 흐름을 이어간 셈이다. 괴물 실적이라고 부를 만한 숫자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것은 구글 클라우드의 폭발적인 성장이다. 매출은 63% 증가한 200억 달러, 약 3조1400억 원으로 처음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인 아나트 아슈케나지는 클라우드 사업의 수주 잔액이 한 분기 만에 거의 두 배로 늘어 4600억 달러를 넘었다고 밝혔다. 이는 이미 확보한 미래 매출이 그만큼 쌓였다는 뜻이다. 구글 클라우드가 기업 핵심 기반시설로 얼마나 깊이 들어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광고 수입도 견조했다. 구글 검색과 기타 광고 매출은 19% 늘어난 604억 달러를 기록했다. 유튜브 광고 매출도 11% 증가한 99억 달러로 확대됐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는 실적 발표에서 이렇게 말했다.
“검색 질의 수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AI 투자는 사업 전 영역에서 성장을 이끌고 있다.”
‘AI 무단 학습’ 규제가 오히려 구글에 유리해지는 역설
이 괴물 실적이 발표된 다음 날, 중요한 규제 움직임이 다시 주목받았다.
영국 경쟁시장청 CMA가 1월 28일 공개한 구글 대상 행동 의무안이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출판사와 콘텐츠 제공자가 자신의 콘텐츠를 AI 요약 학습과 표시에 쓰지 못하도록 거부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둘째, 이 선택을 한 출판사를 일반 검색 순위에서 불리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심각한 배경이 있다.
현재 콘텐츠가 AI 요약에 사용되지 않도록 막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은 nosnippet 태그다. 하지만 이를 쓰면 일반 검색 유입이 약 45% 줄어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CMA는 이를 두고 출판사에 현실적인 선택지가 없는 상태라고 판단했다. 이어 2025년 10월 구글을 검색 시장에서 전략적 시장 지위를 가진 사업자로 지정하고, 제도적으로 개입할 근거를 마련했다.
겉으로 보면 이 규제는 구글에 타격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각을 바꾸면 다른 구도가 드러난다.
데이터 경제 관점에서 보면, 콘텐츠 사용 거부권의 법제화는 콘텐츠 유료화를 촉진하는 제도적 기반이 될 수 있다.
데이터를 쓰고 싶다면 대가를 치러라.
이 논리가 정당화되면 AI 학습에 필요한 고품질 데이터에 접근하려면 상당한 자금력이 필요해진다. 연간 순이익이 2000억 달러, 약 31조 원 규모에 가까워지는 구글 같은 기업은 그 대가를 낼 수 있다. 반면 자금력이 약한 AI 신생기업은 학습 데이터 접근 자체가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
디지털 법제를 연구하는 영국의 경쟁법 연구자는 이렇게 지적했다.
“규제가 진입 장벽을 높이는 역설은 드문 일이 아니다. 데이터 유료화가 진행되면 기존 거대 플랫폼이 가장 안정적인 데이터 조달 능력을 갖게 된다. 신흥 기업에는 규제 강화가 오히려 경쟁상 불리하게 작용할 위험이 있다.”
검색 회사에서 AI 인프라 '토지 소유자'로—비즈니스 모델의 조용한 전환
이번 실적이 보여주는 것은 구글의 사업 구조가 조용하지만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구글 클라우드의 영업이익은 한 분기만에 66억 달러에 달했다. 전년 동기 9억 달러를 조금 넘던 수준에서 급격히 확대됐다. 전체 매출에서 클라우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광고 의존에서 벗어나는 흐름이 재무 지표에도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은 설비투자 규모다.
알파벳은 2026년 전체 설비투자 계획을 1800억~1900억 달러, 약 28조~30조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인터섹트 인수분을 포함한 수치다. 2025년 실제 집행액 914억 달러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 수준이다.
올해 1분기에만 357억 달러가 투입됐다. 한 분기에 일본을 대표하는 여러 전자업체의 연간 설비투자를 뛰어넘는 돈을 쓴 셈이다.
이 투자 규모는 다른 대형 클라우드 기업을 뛰어넘는다. 알파벳은 아마존과 함께 업계의 기준을 새로 쓰고 있다.
피차이 최고경영자가 밤잠을 설치게 하는 문제로 꼽은 것은 전력, 토지, 공급망의 병목이었다.
“올해 내내 공급 제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 말은 수요가 얼마나 강한지를 반대로 보여준다.
IT 저널리스트 고다이라 다카히로는 이렇게 평가했다.
“수주 잔액이 4600억 달러를 넘었다는 것은 기업의 AI 기반시설로서 구글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 다만 연간 설비투자가 이익을 크게 웃도는 이 구조는 성장세가 둔화되는 순간 재무 압력이 급증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도 안고 있다.”
CMA가 겨냥하는 것은 검색 지배력과 AI 데이터 권한의 분리
규제 당국의 진짜 목표는 더 깊은 곳에 있다.
CMA가 강하게 요구하는 것은 콘텐츠 사용 거부권을 선택한 출판사의 검색 순위를 낮춰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는 겉으로는 당연한 소비자 보호처럼 보인다. 하지만 본질은 구글이 검색에서 가진 지배력을 AI 데이터 확보의 압박 수단으로 쓰지 못하게 하는 데 있다.
현재 구글은 웹 수집기로 모은 콘텐츠를 AI 요약이나 생성AI 모델인 Gemini, Vertex AI의 학습과 근거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CMA는 구글의 시장 지배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출판사에 사실상의 거부권이 없다고 지적한다.
조사업체 Seer Interactive의 2025년 11월 조사에 따르면, AI 요약이 표시된 정보 검색에서 자연 검색 클릭률은 2024년 중반 이후 61% 낮아졌다. 이는 콘텐츠 제작자의 수익 기반을 직접 흔드는 문제다.
CMA의 제안에는 구글이 제3자 수집업체를 통해 사용 거부 콘텐츠를 우회 확보하는 행위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 조항이 실제로 적용되면, 구글이 AI 기반시설 지배자로서 가진 핵심 강점에 처음으로 실효성 있는 법적 제동이 걸리게 된다.
고다이라는 이렇게 말했다.
“검색 지배력과 AI 데이터 우위가 연결돼 있는 한 규제 효과는 제한적이다. 이 둘을 제도적으로 분리할 수 있느냐가 구글의 시장 구조를 향한 규제의 진짜 시험대가 된다. 유럽연합이 디지털시장법으로 추진하는 방향과 같지만, CMA의 접근은 데이터 권리 보호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