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도가 부담 가능한 임대주택 공급을 조건으로 대형 재개발 사업의 용적률을 최대 2배 가까이 완화하는 새 제도 방침을 발표했다.
도쿄도는 6월 17일 부동산과 도시정책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새 제도 방향을 공개했다.
개발사업자가 대형 재개발 주변 지역에 주변 시세보다 임대료를 약 20% 낮춘 부담 가능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면, 복합빌딩 등의 용적률을 최대 2배 가까이 완화해주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이르면 연내 스미토모부동산이 추진하는 도쿄도 주오구 쓰키지와 시부야구 재개발 사업에 처음 적용될 전망이다.
배경에는 도쿄의 심각한 임대료 상승 문제가 있다. 일본종합연구소의 2025년 12월 분석에 따르면 도쿄 23구의 모집 임대료는 2023년 이후 특히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도쿄도 내에서 가구 연소득 200만~300만 엔인 민간 임대주택 거주 가구는 주거비가 가구 연소득의 약 3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총무성 소비자물가지수에서도 도쿄 23구의 민간 임대료는 2025년 12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23구 전체에서는 모든 면적대에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
도심에 직장이 있는 젊은 현역 세대가 도심에 살 수 없다는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도시 경쟁력과 직결되는 정책 과제가 됐다.
이번 정책은 겉으로 보면 단순한 주거 지원책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안에는 부동산 비즈니스의 논리와 도시계획상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정책의 효과와 구조적 위험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도심 개발에서 가장 강한 인센티브가 된 용적률
부동산 사업에서 용적률은 토지의 수익 잠재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용적률이 두 배가 되면 같은 부지에 지을 수 있는 전체 연면적도 크게 늘어난다. 도심 핵심 입지에서는 연면적 증가는 매출과 자산가치 상승으로 직결된다.
이번 사례에서도 완화 폭은 상당하다. 보도에 따르면 주오구 쓰키지 재개발에서는 본래 600%였던 용적률이 약 1350%까지 완화될 전망이다.
시부야구 진난 지역 사업에서도 600%에서 약 1230%로 끌어올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모두 기존 상한의 2배를 넘는 이례적인 완화 폭이다.
전문가 시각에서 보면 이 완화가 갖는 경제적 의미는 분명하다. 연면적이 수만㎡ 단위로 늘어날 경우 쓰키지와 시부야급 입지에서는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오피스, 상업시설, 호텔, 고부가가치 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개발사업자가 부담하는 주변 지역의 부담 가능한 임대주택 약 50가구 정비 비용은 용적률 보너스로 생기는 추가 수익과 비교하면 사업성 측면에서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구조다.
제도 설계의 합리성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균형이다. 용적률 완화 폭과 그 대가로 요구되는 부담 가능한 임대주택의 가구 수, 공급 기간, 입주 조건 사이에 사회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균형이 유지되는지가 핵심이다. 이 부분은 향후 도쿄도의회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50가구 공급으로 도심 임대료가 내려갈까
그렇다면 부담 가능한 임대주택 공급은 도쿄 임대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현재로서는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오구 사례에서 정비되는 주택은 약 50가구다.
도쿄도의 민관 펀드 계획을 포함해도 공급 예상 규모는 약 350가구이며, JKK도쿄의 공사주택 활용분까지 더해도 전체 공급 규모는 약 1200가구 수준이다.
도쿄 23구 전체의 주택 수요 규모를 고려하면 이 정도 물량이 임대료 전반을 낮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히려 우려되는 것은 시장의 양극화다. 도심 핵심 입지에서 대규모 복합 재개발이 잇따르면 해당 지역의 희소성과 매력은 더욱 높아진다.
부유층과 외국계 기업 수요를 겨냥한 고부가가치 물건이 늘어나면서 쓰키지와 시부야 주변의 지가와 고급 임대료는 계속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 이번 부담 가능한 임대주택의 입주 대상은 신혼부부나 자녀 양육 가구로 제한되고, 소득 상한도 설정될 전망이다. 단신 근로 가구나 일정 소득을 넘는 자녀 양육 가구는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임대료 20% 인하라는 문구가 먼저 주목받기 쉽지만, 실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층이 제한된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과밀화와 방재 관점에서 본 용적률 확대
이번 정책을 부동산 경제 관점에서만 보면 충분하지 않다. 도시의 물리적 지속 가능성과 인프라 수용 능력이라는 관점에서 용적률 대폭 완화가 도쿄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도쿄 도심부는 이미 수도권 철도 혼잡, 전력·수도·통신 인프라 집중, 쓰레기 처리 능력 등 여러 측면에서 과밀의 한계에 가까워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여기에 초고층·대용량 개발이 더해지면 인구와 기능의 도심 집중은 한층 심화될 수 있다.
방재 측면의 우려도 크다. 일본 정부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는 향후 30년 안에 수도직하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약 70%로 보고 있다.
초고층 빌딩의 엘리베이터 정지, 대규모 귀가 곤란자 발생, 라이프라인 단절 같은 위험은 용적률 완화에 따른 인구 밀집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방재도시 도쿄를 내세우는 도정 입장에서 보면 이번 정책은 일정한 모순을 안고 있다. 더 나은 인프라 정비와 방재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고밀도 개발을 촉진하는 제도를 동시에 추진하는 만큼, 행정의 충분한 설명 책임이 필요하다.
도시계획 관점에서는 집중이냐 분산이냐는 논점을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초고층 건물에 기능을 집중시키는 재개발보다, 더 넓은 도시권에서 직장과 주거의 균형을 회복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책의 설계 품질이 핵심
도쿄도의 부담 가능한 임대주택과 용적률 완화 정책은 주거비 부담을 겪는 가구 지원과 민간 재개발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결합한 도시정책 실험으로 평가할 수 있다.
보조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민간 개발이익을 공공 목적에 활용한다는 발상은 뉴욕과 런던 등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는 국제적 정책 방식이다.
다만 효과와 부작용을 냉정하게 보면, 현재 공급 규모는 임대료 급등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크게 부족하다.
이 제도의 본질적인 평가는 용적률 보너스에 걸맞은 부담 가능한 임대주택의 양과 질, 공급 지속 기간을 행정이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비즈니스 관계자와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정책이 도심 핵심 입지의 개발 사이클을 가속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쿄도가 사실상 초고층·고용적 재개발을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용하면, 그 이익은 개발사업자와 고부가가치 부동산 수요층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임대시장의 양극화와 지가 상승의 파급 효과는 특정 지역을 넘어 확산될 수 있다.
부담 가능한 임대주택의 임대료 20% 인하라는 숫자는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 정책이 만들어낼 구조 변화 전체를 보지 않고서는 진짜 가치와 위험을 판단하기 어렵다.
도쿄의 주택·도시정책은 지금 제도 설계의 정교함이 시험대에 오른 전환점을 맞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