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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문 외국인 역대 최고지만 수도권에 집중...한국도 마찬가지인데 해결 방안은?

비즈니스저널 편집부 | 2026.06.09

출처 : 비즈저널
출처 : 비즈저널

2025년 일본을 찾은 외국인 여행자 수는 약 4268만 명에 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비액도 약 90조 원으로 3년 연속 기록을 갈아치웠다. 숫자만 보면 일본 국내 여행 시장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같은 2025년, 일본경제신문이 주요 지방공항 24곳의 외국인 입국자 수를 조사한 결과, 절반에 해당하는 12개 공항이 아직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는 사상 최고”와 “지방은 정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언뜻 모순적인 현실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격차를 만든 것은 지역 관광자원의 차이가 아니다. 노선 전략, 타깃 전략, 그리고 국제 정세 변화에 대응하는 힘의 차이다.

이 글에서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본 지방공항의 구조적 양극화를 살펴보고,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선 공항들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다.

이는 최근 늘어나는 방한 외국 관광객들이 서울만 방문하고 있는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숫자로 보는 지방공항의 현재

일본정부관광국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연간 방일 외국인 수는 약 4268만 명이었다. 코로나19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 약 3188만 명과 비교해도 6년 만에 1000만 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국가·지역별로 보면 23개 시장 중 20개 시장에서 연간 누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 약 946만 명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중국은 약 910만 명으로 30.3% 늘었고, 대만은 약 676만 명으로 11.9% 증가했다. 미국도 약 331만 명으로 21.4% 늘었다.

하지만 지방의 실상은 다르다.

일본 전체의 거시 지표와 달리, 지방공항의 현실은 크게 엇갈린다. 일본경제신문 조사에 따르면 주요 지방공항 24곳의 2025년 외국인 입국자 수 가운데 절반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간사이국제공항이다. 2025년 12월 중국 노선, 홍콩·마카오 제외, 여객 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약 40% 줄었다.

2026년 여름 운항 스케줄에서 중국 노선 취항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42.5%에 그쳤다. 코로나19 이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것이 보여주는 사실은 단순하다.

관광객이 일본에 오지 않게 된 것이 아니다. 중국 노선에 의존하던 공항들이 물리적인 감편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구조적 문제다.

거시 지표와 현장의 차이, 그리고 이 양극화야말로 현재 일본 지방공항이 직면한 본질적 과제다.

왜 명암이 갈렸나?

지방공항의 명암을 가른 가장 큰 외부 요인은 2025년 가을 이후 급속히 악화된 중일 관계다.

2025년 11월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국회 답변에서 대만 유사 상황을 언급한 것을 계기로 중국 정부는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중국 국영 여행사는 일본 단체여행을 중단했고, 중국 항공사들은 일본행 항공권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 조치의 영향은 컸다.

중국국제항공,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을 비롯한 중국계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을 잇달아 감편하거나 운휴했다.

2026년 3월 말 기준 중국발 방일객 수는 일시적으로 전년 대비 약 45% 감소하는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2012년 센카쿠 열도 국유화 당시에도 중국인 여행자는 최대 30% 줄었지만, 이번에는 정부의 사실상 여행 제한이 동반됐기 때문에 영향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강했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이 지방공항의 구조적 취약성이다.

일본의 많은 지방공항은 원래 주 몇 편의 중국 노선만으로 국제선을 유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현재 일본 국제선 여객의 약 90%는 나리타, 하네다, 간사이, 주부, 후쿠오카, 신치토세 등 6개 공항이 차지한다.

그 외 지방공항에서는 단 하나의 노선 운휴가 곧바로 국제선 여객 제로로 이어지기 쉬운 취약한 구조가 남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각 공항의 노력 부족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외교적 리스크라는 불가항력적 요인과 오랜 노선 형성의 역사적 경위가 겹치면서, 특정 공항에 더 큰 충격이 나타난 것으로 봐야 한다.

코로나19 이전을 넘어선 공항의 성공 요인

중국 노선 급감이라는 거센 파도 속에서도, 코로나19 이전을 크게 웃도는 인바운드 수요를 끌어들인 공항이 있다.

대표 사례가 구마모토공항, 즉 아소 구마모토공항이다. 이들의 성공에는 다른 지역도 참고할 수 있는 공통의 전략적 요인이 있다.

성공 요인 1: 시장 다각화

중국 노선 의존에서 벗어나 일찍부터 여러 국가의 노선 유치로 방향을 바꾼 공항은 이번 외교적 충격에 훨씬 강했다.

대만, 한국, 홍콩, 동남아시아로의 전환은 단순한 대체 수단이 아니라 적극적인 리스크 분산 전략이었다.

각 시장의 특성도 다르다. 대만 여행자는 지방의 자연, 온천, 미식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 여행자는 주말 단기 여행으로 반복 방문하는 경향이 강하다.

동남아시아 여행자는 무슬림 대응이나 가족 여행 수요를 갖고 있고, 유럽·미국·호주 여행자는 장기 체류와 고부가가치 체험을 선호한다.

JTB종합연구소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국제선에서 좌석 수가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은 한국 노선이었다.

2023년 여름 운항 스케줄 비교 기준, 코로나19 이전의 122%까지 증가했다.

이처럼 동아시아 노선의 다변화 흐름에 올라타고, 여러 항공사와 여러 국가를 포트폴리오처럼 조합한 공항들이 현재의 승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관광정책 애널리스트 유아사 이쿠오는 “인바운드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수요의 질이다"고 분석한다.


"예를 들어 대만 시장은 재방문율이 높고 지방을 둘러보려는 의욕도 강하다. 반면 한국 시장은 짧은 기간 여러 번 방문하는 경향이 있어 LCC와 궁합이 좋다. 유럽·미국·호주 시장은 체류일수가 길고 1인당 소비액도 높다"며

"각각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성공하는 지방공항은 단순히 국가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성격의 시장을 조합해 수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성공 요인 2: 산업 수요와의 연동

지방공항 인바운드 성공 사례로 가장 주목받는 곳은 구마모토공항이다.

대만 반도체 대기업 TSMC가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공장을 세운 것을 계기로, 대만 노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2024년도 국제선 여객 수는 약 48만 명으로 전년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편수는 코로나19 이전의 3.5배, 국제선 여객 수도 2.5배까지 확대됐다.

현재는 타이베이, 서울, 가오슝, 부산, 홍콩 등 5개 노선이 주 39편 운항되고 있다. 2024년도에는 민영화 이후 첫 영업흑자, 영업이익 4억4800만 엔도 달성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TSMC가 가져온 것이 단순한 비즈니스 수요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TSMC 진출로 대만 내에서 구마모토라는 지명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공장 시찰, 부임, 출장 목적의 비즈니스맨뿐 아니라 그 가족과 지인이 관광 목적으로 방문하는 연쇄 효과가 생겼다.

구로카와온천을 찾는 대만 여행자가 늘고 있다는 현장의 체감은 이를 상징한다.

구마모토시의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24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고, 전년 대비 두 배인 약 139만 명을 기록했다.

숙박객 중에서는 대만 여행자가 가장 많았다.

이 사례가 주는 본질적 교훈은 관광 수요뿐 아니라 비즈니스 수요를 공항 이용 기반에 편입했다는 점이다.

관광 수요는 계절 변화나 경제 환경에 영향을 받기 쉽다. 반면 산업 수요는 항공 노선의 지속적인 수익 기반이 될 수 있다.

유아사는 “구마모토공항의 성공은 단순한 인바운드 성공 사례로만 봐서는 안 된다. 산업정책과 관광정책이 결과적으로 연동한 사례로 봐야 한다"고 얘기한다.

"TSMC 진출로 생긴 것은 공장 건설 수요만이 아닌, 기술자, 가족, 거래처 기업, 시찰단, 연구기관 등 다양한 인적 교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방공항이 앞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관광객을 부른다는 발상만이 아니라, 사람이 이동하는 산업을 지역에 키운다는 관점도 중요해질 것이다"고 주장한다

성공 요인 3: LCC 유치와 지방만의 체험 가치

나리타와 간사이공항 같은 대도시권 허브공항의 발착 슬롯이 포화에 가까워지는 가운데, 지방공항에는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있다.

LCC가 대도시권을 거치지 않고 직접 지방공항으로 들어오는 지방 직항편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 교토, 오사카로 이어지는 이른바 골든루트에 익숙해진 방일 재방문객에게 지방공항 LCC 직항편은 아직 보지 못한 일본으로 가는 접근성을 크게 넓혀준다.

온천, 자연, 음식, 전통공예처럼 수도권에서는 체험하기 어려운 콘텐츠에 지방공항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다는 강점을, 노선 유치 전략과 관광 홍보가 함께 살릴 때 효과는 극대화된다.

일본 국토교통성도 방일객 유치 지원 공항 제도를 통해 지방공항을 지원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유치와 취항 촉진 노력을 하는 지방공항에 착륙료 할인·보조, 지상조업 비용 지원 등을 제공하며 정책적 뒷받침도 갖춰지고 있다.

앞으로 지방공항이 지향해야 할 전략

이번 중일 관계 악화가 드러낸 것은 특정 한 국가, 한 노선에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큰 리스크인지를 보여준다.

외교적 마찰, 경제적 충격, 감염병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리스크에 대응하려면, 고객층과 노선을 여러 국가와 여러 항공사로 분산하는 포트폴리오형 유치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대만, 한국, 동남아시아, 유럽·미국·호주 등 각 시장의 특성에 맞춘 유치 전략을 조합해야 한다. 한 항공사의 결정으로 국제선이 사라지는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

일본계 LCC인 피치, 젯스타 재팬 등을 유치하는 것도 노선 안정성 측면에서 유효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공항과 지역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노선 유치는 시작에 불과하다.

노선이 지속되려면 공항에 내린 여행자가 지역 곳곳을 둘러보고, 소비하고, 다시 찾고 싶어지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항에서 관광지까지 이동하는 버스와 철도 등 2차 교통 정비가 필요하다. 다국어 관광 콘텐츠 개발, DMO와 공항이 연계한 마케팅도 함께 작동해야 한다.

앞서 국토교통성 관계자가 지적한 현실에 기반한 정비와 마케팅, 지역 이용 촉진, 지속 가능한 운항 지원 체제의 중요성은 단순한 노선 유치 경쟁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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